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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숨을 사주세요
2025-08-13 16:58:42목숨을 팝니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쓰였음을 알려드립니다.
하니오는 자살에 실패한다. 누군가 나를 죽여주길 바란다. 내 목숨을 팔기로 결심한다. 그는 신문에 목숨을 판다는 'Life for Sale' 광고를 내고, 직접 손님들을 맞는다. 그가 맞게 되는 손님은 한 명이 아니다. (목숨은 한 개인데도.)
참고로 하니오의 목숨 손님 중에는 흡혈귀의 자녀도 있다. 이처럼 이 책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흩뜨려 이야기를 이야기 자체로 받아들이게 한다. 하니오가 저지르는 기행의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그저 신문의 활자가 바퀴벌레로 바뀌는 모습 등을 통해 어렴풋이 짐작하게 해줄 따름이다. 하니오의 마음이 흘러가는 모양새 또한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다. 그냥 그러니까. 현상은 현상 그 자체니까. 독자는 이 책의 이야기를 그냥 받아들이게 된다.
책을 덮은 후 과연 작가는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 생각해봤다. '죽고 싶다'는 주인공의 말은, 흔히들 말하는 것처럼 '살고 싶다'는 외침이었을까. 독자로서는 아마 그렇지 않았을까, 어림만 할 뿐이다. 이 책은 살고싶은 자의 외침이다.
아, 그리고 이 책을 갖게 된다면 책 중간즈음에 있는 미니신문을 유심히 살펴보기 바란다. 그리고 책을 다 읽은 뒤 다시 한 번 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