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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한 자본주의
2025-10-29 09:05:32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 개정판

영화 기생충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부자들은 착하더라. 돈이 다리미라고. 돈이 주름살을 쫙 펴줘." 이 말에 공감하는 사람과 의문을 가진 사람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을 것이며 나는 후자에 속한다. 경제력과 인성은 비례하는가? 가난을 적대화하는 한국적 자본주의와 산업의 변화 속에서, 그리고 아직도 경제 성장만을 부르짖는 세태 속에서 이 책의 문제 의식은 귀하다.
개인적으로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일본에서 군 복무를 하고 현재까지 일본에서 살고 있는 미국인의 시각에서 쓴 책이라는 점이다. 비록 저자는 반전주의자이고 본국의 식민지였던 오키나와에 적을 두고 있다해도 수탈의 역사를 가진 한국인으로서 폭력과 착취의 경제를 좀 더 무겁게 다뤘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 대목이 왕왕 있었다. 그럼에도 내수 침체, 저금리의 장기화, 초고령화시대 등 일본의 여러가지 문제를 미리 확인하면서도 따라가고 있는 우리에게 현실을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하는데 힌트가 되는 소지가 있다. 바로 정치에 밝을 것, 환경 문제에 예민할 것, 소비에 철학을 가질 것, 내 손으로 바꿀 수 있는 현실에 발 디딜 것.
이 책은 상황을 돌이켜보고,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를 이해하고 그 체제에 자신의 몸과 머리를 완전히 착취당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 메세지를 준다. 그 의도에 충실한, 추천할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