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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읽을 것인가?
2025-10-30 09:31:45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이전에 읽다 포기한 같은 작가의 소설 '자기만의 방'에서는 섬세하다 못해 날카롭고, 꽉꽉 짜진 묘사 때문에 좀 괴로웠는데, 그나마 산문에서는 자신의 관념, 그러니까 의식의 흐름을 내달리듯 해방해 자유롭게 풀어내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사람은 누구나 관계 속에서 또는 자기 자신만의 생각에 사로잡혀 멈출 수 없는 판단과 평가의 굴레에 사로잡히게 되는데 그녀의 모든 것은 쓰기 위해 창작하기 위해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만 같다. 특히 사람을 해석하는 다시 말해 인물을 읽는 방식이 매우 탁월한데, 시점을 국적으로 다양화하거나 단순한 장면을 순식간에 void 영역으로 전환 시켜버릴 때, 예를 들어 '그 지나친 깔끔함이 더러운 누더기 보다 한층 더 극도의 빈곤을 드러내는' 이나 '불쌍하다며 은근히 내려다보는 듯'과 같은 표현에서 알 수 있는 기민함과 또한 문학을 일상의 한가운데로 가져다 놓고 삶에 빗대는 통찰에 감탄했다. 그리고 그것을 글쓰기에서의 관습이자 규칙으로 정의하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그전까지 나는 그녀가 자기 안에 갇혀 괴로운 사람이라고 여겼는데, 그게 아니라 끊임없이 전달하려고 노력하던 사람(지쳐 포기했을지언정)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버지니아 울프에 대해 좀 더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소설이 하나의 세계를 만든다고 한다면 소설가의 창조한 그 세계를 잘 읽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진다. 그저 그 자체로 좋아서 하는 일들, 그 자체가 목적인 즐거움이 바로 독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