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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520 안티미스코리아페스티벌
2026-04-12 22: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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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의 난 친구들과 서울행 기차를 타고 안티미스코리아대회 같은 데를 구경 다니며 어쩌다 보니 아주 훌륭한 페미니스트로 컸다. 부모를 일찍 여의고 살아남기 위해 드세진 엄마와 여섯 고모의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온몸으로 배우면서. 우리는 모두 약자였다. 언젠가 대학 동기들(나는 공대를 나왔고 그들은 모두 남자다)과의 술자리에서 성차별 발언을 지적하고 망친 분위기를 자책하며 자리를 뛰쳐나온 적이 있다. 책이나 영화와 달리 인생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나는 좀 더 나를 경계해야 한다. 그게 옳든 그르든 나를 이해할 수 있는 더 충분한 사유가 필요하다. 그렇게 꾸준히 참기도 울기도 화내고 따지기도 할 것이다. 왜인지 다시 그 자리로 돌아가 어색한 공기를 이어나갔듯이. 끝까지 그 의미를 스스로 되묻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