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서 쓰는 서평
이서수 - 첫사랑이 언니에게 남긴 것
2025-10-05 12:06:49첫사랑이 언니에게 남긴 것

출퇴근길에 읽었다. 책도 예쁘고 가벼워서 친구에게 선물하고 싶다.
요즘 애정하는 소설가 중 한 명이다. 왜 좋아하는진 아직 말을 아껴야지. 좀 더 읽고 설명하고 싶다.
지금 떠오르는 건, 소설 속 화자의 진솔함이 좋다. 나도 더 진솔하게 만들어준다. 이를테면, “나를 사랑하면서 상대도 사랑하는 법을 몰라.” 나도 이런 마음에 비슷한 문장을 쓴 적이 있는데.
다 읽고 나서 소설 속 어떤 덩어리들이 희미하게 연결된다.
세입자를 ‘집을 더럽게 쓸까 걱정되는’ 외국인 노동자와 ‘고독사 위험이 있는’ 노인 가운데 누구를 들일지 고민하던 동창과 언니를 사회적 잣대로 판단하던 나.
지난 짝사랑과 길을 걷던 나와 어쩌면 또한 끝나지 않은 짝사랑과 길을 걸었을 언니.
일대일로 대칭된다기보단 묘하게 연결되는 지점들에 여운이 남는다.
작가의 사인 부분을 우연히 마지막에 읽었는데, 그래서 더 좋았다...
이대로 장편소설이어도 재밌었을 것 같다!
엽총이 있는 주인집 할머니 이야기도 궁금하고. 언니는 원곡동에서 친구가 생길까? 나에겐 어떤 연락이 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