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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종일 탐미야담 <밤드리 노니다가>


그림 없는 그림책, 시 아닌 시집 같은 또 하나의 시적 산문, 

우리 옛이야기를 입체화한 시적 서사!


"1983년 어느 가을밤, 젊은 정치학자 마음에 깃든 옛이야기"


라종일의 탐미야담

<밤드리 노니다가>


라종일 지음, 김철 옮김, 헤르츠나인


라종일의 탐미야담(耽美夜譚) 《밤드리 노니다가》는 라종일 교수가 40여 년 전인 1983년, 천년 넘게 전해져 온 우리 옛이야기인 헌화가 처용가 지귀설화 등 고전시가를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다시 써 외국계 잡지사에 영어로 기고했던 원고를 국문학자 김철 교수가 우리말로 유려하게 번역하여 엮은 책이다. 고전교과서 어느 페이지에 말라붙어 있을 법한 건조한 옛이야기를 신선한 사유와 예측할 수 없는 흥미로운 전개에 문학적 감수성을 더해 이야기의 폭과 깊이를 넓히며 입체화하였다. 40년 전이든 2천 년 전이든 아니면 오늘이든, 그 모든 이야기가 품고 있는 자신을 꽃 피워 온전히 드러내는 ‘그순간’을 포착한 작품이다.


"외롭고 신비로운 가을밤, 당신의 감성과 지적 욕망을 채워줄 어른을 위한 아름다운 옛이야기"


ISBN 979-11-86963-69-2 

사륙변형(118*188), 144쪽, 가격 13,800원

발행 : 2024년 10월 10일 


#밤드리노니다가 #탐미야담 #라종일 #김철 #헤르츠나인 #어른을위한동화 #테마문학 #고전문학 #옛이야기 #삼국유사 #신간 #장르불명 #이야기의힘 #문학 #향가 #고전시가 #고대가요 #야담 #설화 #처용가 #헌화가 #구지가 #해가 #지귀설화 #동명성왕 #여우설화 #유리설화 #주몽 #수로부인 #용왕 #단군신화 #선덕여왕 #지귀 #처용 #탐미


분야 : 테마문학, 테마소설 고전문학, 고전소설 한국문학, 어른을 위한 동화

밤드리 노니다가 - 라종일의 탐미야담, 1983년 어느 가을밤, 젊은 정치학자 마음에 깃든 옛이야기
밤드리 노니다가 - 라종일의 탐미야담, 1983년 어느 가을밤, 젊은 정치학자 마음에 깃든 옛이야기
책속의 문장 <매운 생에서 웃음만 골라먹었다> 중에서

"곱창집에서 일할 때도, 지금 이 일을 하면서도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되는 시간이어서 의미가 있는 거였다. 단순히 돈만 벌기 위해 일을 하러 다녔을 때와는 분명 다르다. 하지만 글을 쓰는 게 일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일을 해서 부서진 중문을 고치고, 뜯긴 벽지를 새로 도배할 수 있는 일상의 기쁨 또한 나에겐 소중하다."


에세이 <매운 생에서 웃음만 골라먹었다> 김양미 작가 인터뷰

에세이 <매운 생에서 웃음만 골라먹었다> 김양미 작가 인터뷰

 

대부분 힘들고 잠깐 좋았던 내 인생,

그럼에도 명랑하게

 

<매운 생에서 웃음만 골라먹었다>

신춘문예 등단작가 김양미의 인생과 일상이 녹아 있는 명랑 코드 에세이로, 지루할 틈 없이 몰아치는 이야기의 힘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신이 나에게 준 무기가 하나 있었으니,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친구들을 웃기는 게 좋았다.
얼어 죽을 것처럼 추운 오리공장에서 오리껍질을 벗기고,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한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그리고 곱창집에서 온갖 서러움을 겪으며
막창과 대창을 벅벅 문질러 닦던 이야기까지.
죽을 것처럼 괴로운 일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재미있는 이야기가 되기도 했다.
내가 쓴 글에는 명랑함이 있었다.


1. <매운 생에서 웃음만 골라먹었다>는 첫 번째 책 <죽은 고양이를 태우다>가 소설집인 것과는 달리 에세이입니다. 그리고 이른바 ‘명랑’을 주요 코드로 내세웠습니다. 소설집에서도 ‘명랑’의 기운을 느꼈지만, 에세이를 통해 본격적으로 ‘명랑’ 또는 ‘웃긴’을 드러낸 것 같습니다. 또 작가님의 어느 글에서인가 성석제 작가의 작품을 읽다가 ‘졸라 웃긴 작가’가 되고 싶다고 쓴 걸 본 적이 있습니다. 작가님에게 이번 에세이 출간이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명랑, 졸라 웃긴은 어떤 의미인지 묻고 싶습니다.

 

: 얼마 전에 둘째 아들이 그런 말을 하더군요. 어린 시절 엄마가 <인간극장>과 <동행>이라는 프로그램을 빼놓지 않고 보던 기억이 난다고. 돌이켜 보니 그랬던 거 같아요. 저보다 더 힘들게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그래, 나는 그나마 좀 낫잖아.’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제가 추구하는 ‘명랑’이나 ‘유머’는 밝고 행복한 가운데 뿜어져 나오는 게 아니라 힘들고 괴롭지만, 더 불행해질 뻔한 상황에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죽을 뻔했는데 살았으니 그게 어디냐!”는 식의 빵 터지는 웃음이 좋아요.

이번 에세이를 읽는 독자에게, 사는 건 힘들지만 그래도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 제목이 인상적인데요, 대부분 힘들었던 매운 생에서 잠깐 좋았던 순간의 명랑함을 포착하여 쓴 글들이라고 보이네요. 어릴 적 이야기부터 최근의 일까지 그런 순간들의 기억을 책에 담은 것 같습니다. 그 속에서 작가님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삶의 여정이 한눈에 보이는 듯합니다. 이 책은 어떻게 기획되었으며, 이번 에세이에 담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요? 다른 방향에서 여쭙자면, 독자들에게 어떻게 읽히는 책이었으면 합니까?

 

: 여기에 쓴 글 중에 작정하고 쓴 건 없어요. 어찌 보면 일기라고도 할 수 있고 힘든 와중에 글로 쓴 하소연 같은 건지도 모르겠어요. 매일 매일 제가 겪고 느끼는 것을 페이스북에 올리기 시작했고, 그걸 읽은 분들이 격려해 주고 응원해 주는 ‘반응의 맛’을 보게 된 거죠. 아무도 나에 대해 관심이 없고 대화 나눌 사람조차 없었다면 지금처럼 명랑하게 살 수 없었을 거예요. 제 글을 읽은 분 중에 ‘위로가 되었다’라는 반응을 남겨주는 분이 제일 고마워요. 그게 제가 글을 쓰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3. 2020년 근로자문화예술제 입상하고 2022년 경인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는데, 이외수 작가 문하에서 연수생으로 창작수업을 받은 것이 전부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에세이에서도 소설가가 되고자 열망을 품은 이야기는 별로 나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궁금합니다. 등단작가가 되는 일이 부단히 열망하고 노력해도 쉽지 않은 일일 텐데, 언제부터 작가의 꿈을 키웠으며 어떤 방식으로 창작훈련을 했습니까? 김양미 작가에게 글쓰기, 문학 창작은 과연 무엇입니까? 그리고 글감을 품은 후 그것이 완성되는 김양미 작가만의 과정은 어떻습니까?

 

: 저는 글을 쓰며 살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그쪽 전공도 아니고 타고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이외수문학관에 가게 된 것도, <벽오금학도>나 <들개>를 쓴 작가님을 만나 뵙고 싶어서였어요. 그러다 이외수 작가님으로부터 소설을 써보라는 말을 듣긴 했지만 그때까지도 진지하게 생각해 보진 않았어요. 그러다 갑자기 작가님이 쓰러지고, 말 안 듣던 자식이 가슴을 치며 뉘우치듯 더 늦기 전에 써야겠다는 마음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어요.

정말 어이없는 망작이었죠.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쓰기 시작하니 어떻게든 또 써지더라고요. 그러다 누가 <근로자 문학제>에 한번 응모해 보라고 해서 <내 애인 이춘배>를 출품했고, 운 좋게 입상하게 됐어요. 그 뒤로 신춘문예에도 도전하게 됐고요.

저는 에피소드 하나에서 시작해 글을 써나가요. 구성을 한 뒤 쓰면 더 탄탄하겠지만 처음부터 그렇게 배운 게 아니라 잘 고쳐지지 않아요. 말하자면, 생각나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무식하게 쓰는 스타일입니다.

 

소설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다.
어찌하다 보니 그리되었다.
글만 쓰며 살 수 없으니 돈도 번다.
일하며 만나게 되는,
잘나기보다 조금은 기울어진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내 이야기가 되어준다.

 

 

4. 이번 에세이를 통해 김양미 작가의 삶에 대한 태도를 엿보았습니다. 정면승부. 삶의 굴곡과 도전을 결코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선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하나는 사람의 선의와 사람 사이의 관계의 진정성에 대해 굳건한 신뢰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태도가 사건의 현장에서 관객에 머무르지 않고 상황을 주도적으로 인식하고 행동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실수나 오해를 두려워하지 않고, 책임지는 상황을 피하지 않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이런 과정 속에 돈을 버는 노동과 글 쓰는 일의 병행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결국 작품으로 탄생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작가님이 지향하는 작가정신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거창한 질문이라 생각된다면, 김양미의 삶에서 창작은 무엇이며, 무엇을, 왜 쓰는가에 대한 답변으로 듣고 싶습니다.

 

: 제 삶에서 창작은 지루하게 살지 않기 위한 안간힘 같은 거예요. 어차피 사는 거, 즐겁게 사는 게 낫고 이왕이면 다른 사람도 웃겨가며 살면 좋잖아요. 책에도 썼지만 저는 사람들을 웃기는 게 좋아요. 성석제 작가님이나 이기호 작가님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제가 가진 재능이 글로 사람을 웃길 수 있는 거라면, 잘난 사람들 말고 기울어지고 힘든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따듯하고 재미있게 전달해 낼 수 있길 바랍니다.

그리고 사람 관계에 있어서 ‘선의’와 ‘진정성’은 상대적이라 생각해요. 모두에게 좋은 사람도 모두에게 나쁜 사람도 없으니까요. 내가 바라는 만큼 나 역시 상대에게 해줄 수 있는지 먼저 생각해 봐야 해요. 무언가를 바라기만 하는 사람과의 사이에서 생겨나는 선의와 진정성은 오래 갈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저는, 사람들의 따듯한 마음을 일단 믿는 편입니다. 나중에 실망할지라도.


이 명랑한 작가는 선입견이나 편견을 두지 않으며,
실수나 오해를 두려워하지 않기에
적극적으로 관계의 연못에, 사건의 강물에 자신을 던진다.
솔직하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며
그에 대한 책임을 피하지 않는다.
그렇게 삶을 만들고, 글을 짓는다.
그래서 그의 이야기엔 사람이 있다.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웃음을 발견한다.



5. 이번 에세이를 읽으면서 ‘이거 소설 아니야?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에세이라니.’ 싶은 사건들이 많았습니다. 상황을 바라보고 이해하고 개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창조적 마찰로 인한 결과라고 보입니다. 결국 이런 에피소드들이 소설 창작의 재료가 되는 것이겠지요. 사실 따지고 보면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일 텐데, 주변에서 ‘에피소드 맛집’이라고 불리기까지 하는 그 본질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관찰력? 기억력? 연출력? 실행력? 똘끼? 과연 무엇일까요?

 

: 음…. 제가 사실은 어려서부터 많이 엉뚱했어요. 생각하는 게 남들과 좀 다르다는 건 인정해요. 예를 들면, 남들은 생각하고 행동을 하잖아요. 이걸 해도 되나? 상황판단이라는 걸 하는데 저는 바로 행동으로 옮겨버려요. 다치고 나서 후회하고, 먹고 나서 퉤퉤 뱉고, 맞고 나서 눈물 흘리는, 선 행동 후 반성. 그런 쪽이었어요. 제가 남들보다 다양한 경험을 해 본 건 이런 성격 때문인지도 몰라요.

돈이 없으면 일단 일 할 곳을 찾으러 다녀요. 그게 오리공장이든 물류창고든, 깊이 생각하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 거기서 만나는 사람들 이야기가 제 안에 차곡차곡 쌓이게 되고 이렇듯 글로 나오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똘끼도 좀 있긴 합니다. 그건 인정!

 

곱창집에서 일할 때도, 지금 편의점 일을 하면서도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되는 시간이어서
의미가 있는 거였다.
단순히 돈만 벌기 위해 일을 하러 다녔을 때와는 분명 다르다.
하지만 글을 쓰는 게 일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일을 해서 부서진 중문을 고치고,
뜯긴 벽지를 새로 도배할 수 있는 일상의 기쁨 또한
나에겐 소중하다.



6. 에세이가 경험을 토대로 작성되는 글이기에 가족과의 일화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건 피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이번 책에서도 작가님의 어머니와 형제, 남편, 아이들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조금은 불편한 부분도 있었을 것 같았지만, 숨기고 싶었을 만한 이야기도 가감 없이 드러냈습니다. 독자들은 단지 작가님의 창작 속 이야기로 ‘명랑’하게 경험을 하는 것이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크고 작은 감정의 파고가, 때론 분노와 당혹의 쓰나미가 몰아쳤을 것 같습니다. 관계에서 발생했던 문제들을 글로 쓰면서 감정 해소와 심리적 정화도 가능한 것인지요? 그리고 아무래도 이번 책도 가족들의 응원이 힘이 되었겠지요?

 

: 오히려 가족들의 무관심이 힘이 되었어요. 무슨 말이냐 하면, 제가 뭘 하든 크게 간섭하지 않아요. 아이들과 남편에게 고마워하는 부분이기도 해요. 제가 동네 곱창집에서 일하고 있으면 부끄러울 만도 한데 아들이 커피를 사와서 사장님과 제게 주고 가요. 우리 엄마 힘들게 하지 말라는 물질적 경고라고 해서 빵 터진 적이 있어요.

제가 신춘문예에 당선됐다고 남편에게 전화를 했더니, “보이스 피싱이야.”라고 말하는 거예요. 그만큼 서로에 대한 기대치가 없어요. 이번 에세이에 저희 언니, 정숙씨 이야기를 쓴 건 한 소리 듣긴 했는데 읽는 내내 많이 웃었대요. 그래서 봐 준다고. 사실, 뭐라 한다고 해도 기죽을 제가 아니긴 합니다만.

글로 쓰면 심리적 정화가 되ㅡ냐고 하셨는데, 때론 배설과 비슷해요. 똥 같은 글을 쓴다는 게 아니라 배설 후의 후련함이 있잖아요. 감정이 격해졌을 때 그걸 글로 싸지르고 나면 속에서 부대끼는 게 훨씬 덜해져요. 거기다 유머를 가미하면 훨씬 더 재미있어지고요. 다른 사람들이 그걸 읽고 같이 웃어주면 쾌감까지 더해져서 분한 마음이 싹 해소돼요.

 

할머니들이 길섶에 앉아 초록을 뜯는다.
누구에게 먹이려고 검정비닐 가득히 봄을 담아내는가.
기껏해야 쑥이고 냉이일 테지만 봄은 이렇게 사소하고 아름답다.
내가 뜯어온 쑥으로 모시조개 넣고 끓인 쑥국을
무척 좋아하던 엄마 생각이 난다.



7. 편의점 야간 알바 일은 어떻습니까? 강도 높은 노동을 하면서도 글감을 발견하고 또 글을 쓰고 있는데 힘들지 않은지 궁금합니다. 그냥 일상만으로도 하루가 꽉 차기에 피곤이 쌓인 눈꺼풀을 이겨내며 장기적인 방향이나 계획을 세우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뚜벅뚜벅 문학의 방향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멋집니다. 새로운 작품집 구상도 있을 것 같고, 장편도 준비 중인 것 같은데 향후 창작 계획은 어떠합니까? 혹시 글쓰기 강좌를 열 계획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 편의점 야간 알바 하는 동안 글 쓸 욕심은 접었어요. 제가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할 만큼 능력 있는 사람도 아닐뿐더러 글에 대한 욕심이 크게 없기 때문입니다. 쓸 때 되면 쓰겠지 하는 마인드이거든요. 그래서 애들 키우면서도 공부하라는 소리는 안 했어요. 그게 억지로 되는 게 아니란 걸 잘 아니까요.

장편은 계약한 지 1년 정도 되는데 시작도 못 했어요. 그쪽 출판사에 죄송한 마음도 있지만 이 또한 억지로 되는 게 아니라서 시간을 조금만 더 달라고 양해를 구했어요.

향후 계획은 사실 없어요. 올 11월에 출판될 소설집 때문에 단편을 두 개 정도 써야 하는데 머리만 묵작한 상태라서 아직 풀어내진 못 하고 있어요.

글을 더 많이 써야 한다는 욕심을 부릴 수 없는 게 저는 지금껏해야 등단 2년 차라 배워야 할 게 더 많아요. 책도 더 열심히 읽고, 쓰고 싶은 글에 대한 자료조사도 해야 하고. 그러니 향후 계획은 딱히 없어요.

글쓰기 강좌를 하게 된다면 청소년이나 할머니 할아버지를 대상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글은 배워서 쓰는 게 아니라 마음의 소리를 글로 옮기는 거라는 걸 함께 체험해 보고 싶어요. 기회가 닿는다면 열심히 해보고 싶습니다.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밥 한 끼에 목숨을 걸고
그토록 용감하게 눈 속을 파헤치며
내려올 수 있을까?
무모하고 엉뚱하고 겁 없고 당돌하던
그 시절의 내가 무척 그리워진다.


매운 생에서 웃음만 골라먹었다 - 대부분 힘들고 가끔 좋았던 내 인생
매운 생에서 웃음만 골라먹었다 - 대부분 힘들고 가끔 좋았던 내 인생
매운 생에서 웃음만 골라먹었다 - 대부분 힘들고 가끔 좋았던 내 인생
유독 갈치구이를 좋아하던 나는 노릇노릇 구워진 갈치를 아이들 입에다 몽땅 발라 넣어줘야 한다는 게 너무 슬펐다. 가장자리 가시 있는 부분과 내장을 감싼 흐물흐물하고 비린 맛이 나는 그런 살 말고 온전한 가운데 토막이 먹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게 갈치의 앞면은 아이들에게 먹이고 뒷면은 내가 먹어야겠다는 거였다. 하지만 제비 새끼처럼 입을 쫙쫙 벌리며 맛있게 받아먹고 있는 애들을 보고 있으려니, 나 먹자고 두툼한 살코기를 빼돌린다는 게 어미로서 조금 미안하긴 했다. 그래도 먹는 거 앞에서 사람은 치사해지는 법. 나는 독한 마음을 먹고 애들에게 말했다. “김치도 먹고 된장찌개도 먹고 뭐든 골고루 먹어야 튼튼해지는 거야. 그래그래. 생선 너무 많이 먹으면 몸에 안 좋아. 시금치 맛있지? 아쿠 잘 먹네~.” “아냐 아냐, 꼬기 주세요. 꼬기!” 눈치 없는 첫째는 통통한 명란 알 같은 손가락으로 정확히 갈치를 가리켰다. 나는 슬픔과 분노가 치밀었지만 어쩔 수 없이 갈치 뒷면을 발라 아이의 밥숟갈에 얹어주었다. p.170
유독
유독
매운 생에서 웃음만 골라먹었다 - 대부분 힘들고 가끔 좋았던 내 인생
며칠 전, 아들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엄마는 편의점에서 일하는 게 좋다고, 오래 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하자 아들이 말했다. “그건 엄마가 해야 할 일이 따로 있으니까, 그게 다가 아니어서 그런 거예요. 아무 의미 없이 8시간을 편의점에서 계속 앉아만 있다고 생각해 봐요. 그게 좋기만 하겠어요?” “그래, 니 말도 맞다.” 곱창집에서 일할 때도, 지금 이 일을 하면서도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되는 시간이어서 의미가 있는 거였다. 단순히 돈만 벌기 위해 일을 하러 다녔을 때와는 분명 다르다. 하지만 글을 쓰는 게 일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일을 해서 부서진 중문을 고치고, 뜯긴 벽지를 새로 도배할 수 있는 일상의 기쁨 또한 나에겐 소중하다. p.236
며칠
며칠
<매운 생에서 웃음만 골라먹었다> 서평단 모집

헤르츠나인 신간

김양미 명랑에세이

<매운 생에서 웃음만 골라먹었다>

서평단 모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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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모집 인원 : 5명

ㅇ신청 기간 : 8/14~ 8/21

ㅇ신청 방법 :

- 구글폼 작성 : https://forms.gle/8gaJ6Uk2QLhhZmot8

ㅇ선정 방법 :

- 신청 사연과 블로그 및 SNS 등 서평 활동 이력을 중심으로 살펴

다섯 분을 출판사에서 선정합니다.

ㅇ당첨자 발표 : 8월 22일 (이메일 개별 연락 후, 도서 발)

ㅇ서평단 활동 :

- 본 게시물 댓글에 한줄 기대평을 작성해 주세요.

- 8월31일까지 본 도서의 서평을, 본인의 블로그와 SNS 및

온라인 서점에 게재해 주세요.


** 서평 작성 시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은 사실을 적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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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

<매운 생에서 웃음만 골라먹었다>는 신춘문예 등단작가 김양미의 인생과 일상이 녹아 있는 명랑 코드 에세이로, 지루할 틈 없이 몰아치는 이야기의 힘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인생 자체가 사건과 사고의 연속인 명랑 작가의 탄생."


새로운 맛의 에세이를 발견했다. 지루할 틈이 없이 확확 전개되는 펄떡이는 이야기가 지닌 싱싱한 맛! 이다지도 웃기면서도 아리며 재미있는 에세이라니!


"

신이 나에게 준 무기가 하나 있었으니,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친구들을 웃기는 게 좋았다.
얼어 죽을 것처럼 추운 오리공장에서 오리껍질을 벗기고,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한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그리고 곱창집에서 온갖 서러움을 겪으며
막창과 대창을 벅벅 문질러 닦던 이야기까지.
죽을 것처럼 괴로운 일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재미있는 이야기가 되기도 했다.
내가 쓴 글에는 명랑함이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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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생에서 웃음만 골라먹었다>는 신춘문예 등단작가 김양미의 인생과 일상이 녹아 있는 명랑 코드 에세이로, 지루할 틈 없이 몰아치는 이야기의 힘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폭소와 미소 사이에서 머뭇거리는 동안 한 사람의 일생이 훌쩍 지나간다. 너무 짧은 시간에 엑기스만 쏙 빼서 맛본 거 아닌가 하는 미안한 감정이 생기기도 한다.

이야기 자체는 명랑하고 발랄하지만, 고된 삶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속 깊은 내용을 다룬 터라 곳곳에서 읽기를 멈추게 된다. 어쩌면 웃음은 눈물의 일. 삶에서 빌려 온 웃음이어서 슬픔의 공감 없이는 이 에세이에 담긴 웃음의 가치를 제대로 발견하기 어렵다. 상황만 본다면 명랑이 끼어들 틈 없는 고되고 힘든 삶을 살아온 게 분명하다. 어쩌다 보니 생의 격랑 속에 휩쓸려 생의 매운맛을 보았을 것이다. 생각 없이 웃다가 문득 눈물 고이는 순간은 그 때문이다. 사실 그의 글은 명랑으로 감싼 매운 생의 아린 맛에 가깝다.

그는 어려서부터 잠이 별로 없어 눈을 뜨자마자 몸을 발딱 일으켜 뭔가 재미난 일을 찾아나섰다고 한다. 지금도 여전히 재미있는 일을 찾아나선다. 어차피 눈물 흘려야 할 인생이라면, 뻔한 하루로 보내기는 아까운 것이다. “대부분 힘들었지만, 가끔 좋았던 순간이 있었다. 여기가 끝이라고 생각되던 수많은 순간들. 그러나 버릴 것 없는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아직 덜 웃겼다며 웃어버린다.

그의 삶에 황당하지만 재미있는 소설과 같은 소동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사람들의 진심에 대한 신뢰를 놓치지 않고 온기 담은 마음으로 슬며시 한발을 들이미는 용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과도한 호기심 혹은 오지랖인데, 참견을 귀찮아 하는 사람일지라도 그의 진심을 읽게 되면 웃으면서 그의 관심을 받아들인다. 김양미는 그곳에서 섬세한 시선으로 조심스럽게 관찰하고 진정성을 담은 마음으로 인연을 엮는다. 선입견이나 편견을 두지 않으며, 실수나 오해를 두려워하지 않기에 적극적으로 관계의 연못에, 사건의 강물에 자신을 던진다. 솔직하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며 그에 대한 책임을 피하지 않는다. 그렇게 삶을 만들고, 글을 짓는다. 그래서 김양미 작가의 이야기엔 사람이 있다.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웃음을 발견한다. 사람들 사이에 웃음이 있는 것이다.

각자의 매운 생을 이미 맛본 우리들이라면 이제 웃을 일만 남은 것이다. 그리고 매운 생을 지나고 있는 순간이라면 맥주 한잔처럼 청량한 웃음을 일부러라도 지어보자. 자, 이제 당신이 웃을 차례다.



=== 저자소개 ===


김양미

2020년 제41회 근로자문화예술제 문학부문에서 <내 애인 이춘배>로 입상하였고, 2022년 경인일보 신춘문예에서 <비정상에 관하여>로 등단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대안학교 교사, 잡지사 기자 등 직업에 종사했으며, 이외수 작가 문하에서 문학연수생으로 수학하며 본격적으로 문학을 접했다. 곱창집, 오리공장, 물류센터 등 업종에서 일하며 틈틈이 글을 써 왔다. 될 수 있으면 몸으로 겪은 것을 글로 써 내려 노력하고 있다. 현재는 편의점 야간 알바를 하는 중이다. 작품으로 소설집 <죽은 고양이를 태우다>(문학세상, 2023)가 있다.


매운 생에서 웃음만 골라먹었다 - 대부분 힘들고 가끔 좋았던 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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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환 시인과 함께 시를 읽습니다
[문학실험실/신간] 송승환 시집『파』(문학실험실, 2026) 출간 이벤트. 시집 완독회!송승환 시인. 문학평론가와 함께 보들레르의 『악의 꽃』 읽기.황현산 선생님의 <밤이 선생이다> 읽기 모임보들레르 산문 시집 <파리의 우울> 읽기 1
새벽엔 느낌 좋은 소설로 하루 시작해요
[느낌 좋은 소설 읽기] 1. 모나의 눈[느낌 좋은 소설 읽기] 2. 오버스토리
버지니아 울프의 다섯 가지 빛깔
[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평론가의 인생책 > 전승민 평론가와 [댈러웨이 부인] 함께 읽기[그믐연뮤클럽] 7.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은 진정한 성장,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아티초크/책증정]버지니아 울프의 가장 도발적인 에세이집 『누가 제인 오스틴을 두려워하랴』
4월 16일, 체호프를 낭독합니다
[그믐밤] 46. 달밤에 낭독, 체호프 4탄 <벚꽃 동산> [그믐밤] 45. 달밤에 낭독, 체호프 3탄 <바냐 아저씨>[그믐밤] 43. 달밤에 낭독, 체호프 2탄 <세 자매>[그믐밤] 40. 달밤에 낭독, 체호프 1탄 <갈매기>
싱글챌린지로 읽었어요
아니 에르노-세월 혼자 읽기 챌린지숨결이 바람 될 때MT 법학 싱글 챌린지밀크맨 독파하기
스토리 탐험단이 시즌 2로 돌아왔어요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스토리탐험단 10번째 여정 <내 안의 여신을 찾아서>스토리 탐험단 9번째 여정 <여자는 우주를 혼자 여행하지 않는다>스토리 탐험단 8번째 여정 <살아남는 스토리는 무엇이 다른가>
유디테의 자본주의 알아가기
지긋지긋한 자본주의왔다네 정말로 자본주의의종말
제발디언들 여기 주목! 제발트 같이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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