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롱이님의 블로그
주로 혼자 읽기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소품. 몇 장면만 견뎌내면 특유의 코미디를 맛볼 수 있다. 호불호를 떠나서 어찌되었든 현재 지구상에서 이런 식으로 영화를 만들어내는 건 그가 유일하고 앞으로도 쉽지 않을 듯. 올해 깐느 상영작이었지만 차마 극장 개봉은 못하고 디즈니 플러스로 직행. 조만간 지구를 지켜라 리메이크작 Bugonia가 개봉할 텐데 이건 2025년의 영화가 될 듯.


신경외과 전문의이자 신경생물학자가 쓴 꿈에 대한 체계적인 기술. 자각몽부터 해몽까지 신비주의로 빠지기 쉬 운 꿈이라는 주제를 과학적으로 풀어냈다. 흥미로웠던 점은 자각몽에서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인지하는 스킬인데 꿈에서는 손바닥이 제대로 묘사되지 않는다는 점. AI 이미지 생성에서 한동한 곤혹을 겪었던 게 바로 손가락 이미지 생성의 문제였다. 어쩌면 특이점은 이미 지나버린 걸 지도 모르겠다.


멤버들이 한국어, 영어, 일 본어를 뒤섞어가며 멘트를 하는데 일본 관객들은 자막 없이 소통한다. 생각해보니 케이팝의 가사라는 게 이런 포맷이기도 해서 팬들 입장에선 익숙할 듯. 500년 뒤에 중딩들은 고려 가요 배우 듯이 뉴진스의 하입보이를 외워야할 텐데 몇 개 국어를 해독해야할 테니 짜증날 듯.


월급사실주의 문학 동인의 책은 처음 읽는다. 개인적으로 한국 문학에 관한 독서 비중이 높지 않다. 사소설과 자전적 소설 사이의 지겨운 동어 반복과 자료 조사에 게으른 창작자들에 대한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로버트 맥키는 작가가 그가 다루는 세계에 관한 지식이 엷으면 스토리텔러의 창조적 선택지에 제한을 받게 되고 결국 이야기가 상투성에 빠진다고 했다. 언젠가부터 제 몇 회 문학상 작품집 대신에 고령의 나이에도 열심히 자료 조사에 매진하는 스티븐 킹 소설을 한 권 더 읽는다.
어쨌든 그런 점에서 '발품을 팔아 사실적으로 쓴다'라는 강령을 공유하는 월급사실주의의 작품집이 맘에 들었다.


근래 유투브와 소셜 미디어에서 가장 핫하고 할 수 있는 정희원 교수의 책. 그간 여러 미디어에서 언급한 내용들의 동어반복이지만 한권으로 엮어서 읽는 재미가 있다. GMO 콩을 먹어도 되는가 등에 관한 애매한 문제들에 관한 답변들이 Q/A로 실려있고 책의 절반쯤은 저속노화 식단 레시피북.


운동과 게임에 관한 책인 듯 싶지만 저자가 읽 은 여러 책들에 관한 독후감에 가깝다.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인문학이라는 타이틀이 그러하듯 뭘 말하려는지는 모르겠다.


미루어 짐작하기에 최초 의도는 영화로 제작한 거 같고 어떤 피치못할 사정으로 4부작 드라마로 바꾼 듯 싶다. 박훈정 특유의 쓸데없이 피칠갑이 계속되고 피상적인 캐릭터라이징도 반복되지만 배우들이 열연하는 바람에 모든 단점들이 희석되면서 제법 볼만한 드라마 시리즈로 완성. 컨텐츠라는 게 완성되고 상영되기 전까진 아무도 모른다.


박훈정 감독의 단점이 모두 녹아있는 작품. 그의 최신작인 '폭군'을 보기 위해 봤던 영화인데 차마 끝 까지 보기가 힘들었다.


팬덤 기반의 브랜딩과 마케팅을 다루는 듯 싶지만 그냥 K팝 저변에 있는 팬덤 문화의 사례를 소개한다. 내용의 밀도가 낮아서 한 시간이면 완독.


왜 권력은 필연적으로 부패하고 악인은 권력에 집착하 게 되는가에 관한 자극적인 주제를 인류사부터 진화 심리학, 자연 과학을 오고가며 훑는다.
'~의 심리학'이라는 식상한 국문 타이틀이 오히려 책의 매력도를 30%쯤은 떨구는 느낌. 인류를 향한 혐오와 긍정의 양가적인 감정이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내리는 걸 경험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