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롱이님의 블로그
주로 혼자 읽기영화에서 시나리오의 비중은 절반쯤이라고 생각하는데 가끔 배우 혼자서 거의 모든 것을 압도해버리는 영화가 있다. 연기라는 게 전염성이 있어서 어느 한 배우의 퍼포먼스가 올라가면 다른 배우들의 역량도 같이 상승한다. 앙상블이라 불리는 그것. 강하늘의 하드캐리.


근래에 읽은 건강 관련 책 가운데 가장 흥미롭게 읽었다. 정희원 교수와 맥락은 같은데 임상 사례가 많고 개인적이다. 내 세대에는 나노 머신을 통한 치료는 불가능하고 '죽음의 네 기사 질병'이라 불리는 심장병, 암, 신경퇴행성 질환, 2형 당뇨병의 기적적인 완치는 어려워보인다. 흥미로운 건 이들 병들이 근골격계 질환처럼 서로 연계되어있고 연쇄적으로 병증이 드러나게 된다는 점. 간헐적 단식에 관한 접근도 새롭다.


<미세 좌절의 시대>에 소개되어 읽었는데 생각보다 멀쩡한 이야기가 담겨있어서 놀 랐다. 저자는 스노우폭스라는 도시락 브랜드를 갖고 있는데 처음 들어본다. 같은 브랜드인 꽃 소매점은 본 거 같기도. 암튼 스노우폭스 북스에서 자가 출판. 날것의 북 타이틀이 나름 어필했던 거 같고 나름 베스트셀러였던 거 같다. 막말하는 세이노의 순화 버전.


이수연 작가의 근미래 사이파이 드라마. 자료 조사를 안 한건지 사건 전개를 위 해서 디테일은 대충 넘긴 건지 스릴러라기 보다는 코메디에 가깝다. 국가 경제 기간의 상당부를 차지하고 있는 초대기업이 랜섬웨어어 해킹을 당하고 업무 메신저로 카카오톡을 쓴다. 경비원의 피지컬 체크를 위한 VR 테스트와 장영실이란 닉네임을 갖고 있는 AI 비서는 덤. 리들리 스콧의 블랙레인 감성 같은 걸 의도하려는 듯 살수차를 내내 동원해서 비가 내리는데 조잡한 CG 단가는 대충 퉁쳤다치더라도 제작비는 상당했을 거 같다.


이한 감독의 90년대 감성으로 만든 로맨틱 코미디. 30년 전 유머 코드와 대사들. 그런데 감독도 그렇고 주연 배우도 그만큼 늙었다.


<불변의 법칙 : 절대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23가지 이야기>를 읽기 전에 윌라 오디오북으로 돈의 심리학을 다시 읽고 있다. 새삼스럽지만 모건 하우절은 글을 잘쓴다. 왜 우리나라에는 그처럼 자료 조사 에 충실하고 내러티브 역량이 있는 기자와 컬럼니스트가 존재하지 않는지 궁금해졌다.


신연식 정도의 필모그라피를 가진 감독이 어떻게 이런 대작의 쇼러너가 될 수 있었지 싶었는데 <거미집> 각본의 인연으로 인한 송강호 캐스팅 성공의 연쇄작용인 듯 싶다. 삶은 정말이지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가 없다.
그건 그렇고 삼식이 삼촌의 영어 제목이 해피밀 삼촌쯤될 줄 알았는데 그냥 엉클 삼식.


60대 중반의 미셸 파이퍼가 CG의 도움으로 거의 40대 후반 50대 초반의 안티에이징 피부로 나온 다. 남자 배우들은 늙으면 등이 굽는데 허리가 꼿꼿한 걸 보면 성별의 차이인가 아니면 배우 개인의 트레이닝인가 이것도 아니라면 <인디아나 존스 : 운명의 다이얼>처럼 아예 대역을 쓴 걸까?
영화는 대체 이게 뭔가 싶은데 만화에서만 봤던 정족자 캉이 등장해서 반가웠다.


대체 이 찜찜한 맛의 웃음기와 카메라 앵글은 뭘까 싶다가 크레딧을 보니 사프디 형제의 각본과 기획. 기가 빨려서 시리즈 끝까지는 보지 못할 듯.


단순히 서구 중세판 라쇼몽이겠거니 싶었는데 다루고 있는 사건 자체의 정치적인 함의나 톤이 강열하다. 인류의 역사는 지속하는 내내 야만적이었고 그건 동시대에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현실. 이런 걸 반추하다보면 암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