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롱이님의 블로그
주로 혼자 읽기우루과이 공군 571편 추락사고는 90년대에 얼라이브라는 제목의 헐리우드 영화로 제작된 적이 있었다. 인육에 관한 자극적인 소재이고 이야기의 쿨타임이 지나서 스패니시를 하는 배우들로 다시 제작되어 베를린 폐막작에 이어 오스카 후보에도 올랐다. 이런 터무니없는 트라우마를 겪은 이들의 남은 삶을 훑어보게 되는데 의외로 다들 장수.


이유는 아직도 알 수 없지만 2023년 출판계의 어느 지점은 '세이노의 가르침'이 자리하고 있었다. 자연스레 세이노의 아류작이 기획되었고 부동산 카페에서 활동한다는 꼬몽디라는 작가의 블로깅 모음집이 출간되었다. 으르신의 술자리에서 들을 법한 자본주의에 관한 음모론과 개똥철학이 두서 없이 묶여있다.


20여년을 에디터로 성장한 저자의 편집론. 직업이 라는 게 누군가의 정체성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그 업을 정의내리기가 모호할 때가 많다. 모호함을 명료함으로 바꾸기 위한 저자의 흔적이 담겨있음.


익숙한 자기 개발서인데 접근이 남다르다. 어떻게하면 최대치로 돈을 벌 것인가가 아니라 벌어놓은 돈을 남김 없이 깔끔하게 사용하고 사망할 것인가에 관한 이야기.


콘트라스트 강한 버디물의 컨셉 아이디어에 미국에 진출한 타이완 삼합회 패밀리 소스를 얹었다. 젊은 시절 양자경의 아크로바틱한 발차기를 기억하는 입장에서 어디쯤에 그녀의 액션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게 만들지만 나이가 나이인지라 쉽진 않음.


단편 몇 편과 에세이가 더해진 소품. 권말에 붙어있는 에세이가 뜬금없다 싶을 수도 있지만 미트 파이 등 소 재적으로 접점을 갖는다. 서사의 핵심 아이디어가 갖는 폭이 생각보다 좁아서 이야기가 더 확장되지 못하는 아쉬움.


도쿄대학교 약학부 교수가 쓴 공부뇌에 관한 책. 뇌과학적인 입장에서 공부뇌라는 것을 접근한 듯 싶지만 그냥 암기 잘하는 뇌를 키우는 기술. 암기 스 킬이라는 게 AI의 이 시대에 얼마나 유의미한진 모르겠지만 일본의 대학을 합격하기 위해서는 수련해야하는 능력은 맞는 듯. 대치동 학부모들이 직접 번역해 돌려보던 책이라는 띠지가 붙어있는데 놀랍게도 별다른 내용은 없다. 반복 학습과 숙면과 기타 등등의 공부를 둘러싼 도시 전설급 만담들.


전작 이웃집 백만장자의 개정판. 개정판을 쓰는 가운데 원저자인 토머스 스탠리가 사망하고 그의 딸이 이어서 집필했다. 개정판이 그러하듯 전작과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다. 통계적 영역에 있는 백만장자는 의외로 명품 시계나 스포츠카를 타지 않고 근검 절약한다는 내용. 백만장자의 어떤 후천적 태도에 관한 기술이지만 일단 제3세계가 아니라 선천적으로 미국에서 태어나야한다는 건 누락되어 있음.


음악에 비해 에세이는 별로인 작가가 있다. 이석원이 그렇고 이적과 오 지은이 그렇다. 생각해보면 본업이 가수니까 당연한 거 같지만 때때로 작가로서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 이들이기에 아쉬움이 남곤 했다. 아무튼 '아무튼, 영양제'는 오지은의 에세이 가운데 가장 좋았다. 아리라민 EX 플러스를 알아봐야할 듯.


채소 권장 자기개발서. 몸에 좋은 채소 섭취를 자산 투자의 관점에서 서술하는 부분이 신선했지만 내용의 깊이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