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롱이님의 블로그
주로 혼자 읽기챗GPT 이후 국내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의 단평을 실어놓은 책.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인공지능에 대한 별다른 인사이트가 없다보니 글 역시 다른 이들이 썼지만 의외로 동어반복. 다수가 유발 하라리의 인용구로 시작하는데 유발 하라리의 멘트가 여기저기 재인용.
리틀 야구 국가 대표팀의 경기를 봤다. 투수는 초딩인데 피지컬이 거의 성인 수준. 특이한 건 1번부터 9번까지 번트만 댄다. 그라운드 볼만 만들면 수비 에러가 생기기 때문에 롯데 황성빈처럼 공에 갖다 맞추기만 오직 집중. 특이한 건 타석에서 욕을 하는데 프로야구 선수 세레모니 따라하는 걸보면 KBO에서 배운 듯. 한국 야구의 미래가 밝다.
보는 내내 정병길 감독의 카터가 생각났다. 익스트랙션 시리즈와 카터의 차이는 무엇일까? 자본과 집착의 차이. 집착이 아무리 강해도 자본이 없으면 구현 가능성이 떨어진다.
독실한 개신교 지인이 그리 좋지 않은 경제 형편에도 불구하고 자녀를 기독교 대안 학교에 보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정부 지원이 없기 때문에 연간 학비가 1500만원 정도 소요. 리스크를 감수하고 이런 선택을 하게 된 이유는 정규 교육 과정에서 진화론을 가르치기 때문.
이건 어떤 의미에서 자식을 향한 부모의 폭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신앙과 신념을 떠나서 아이는 유년기의 대부분을 진화론이라는 개념이 부재한 세계에서 성장해야하기 때문이다. 진화론은 단순히 생물학의 영역에만 국한되는 개념이 아니라 사회학, 심리학 등 인간의 존재 자체를 이해하기 위한 어떤 기준점의 하나가 된다.
클루지는 인간이 육체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얼마나 대충 생성된 존재임을 이야기한다. 인간은 불완전하다는 상식적인 명제가 아니라 샤브샤브를 먹은 이후 대충 조리한 볶음밥처럼 서툴게 짜 맞춰진 조직이라는 것. 창조론의 주장처럼 인간이 신의 형상을 닮게 만들어졌다면 신의 존재 자체를 혐오하게 되는 지점이다.
개신교 지인의 창조론을 설득하기 위해 여러 진화론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눴다. 이야기를 거듭할 수록 지인은 분노하기 시작했고 결국 빡이 치고 말았다. 나는 그의 분노에 대해 회개할 것을 권유했다. 그는 마치 십자군 전쟁에 참전한 사자왕 리처드처럼 이교도인 나를 처단하기라도 할 태세였다. 난 중세 시아파의 암살 조직 어사신처럼 조용히 자리를 떴다.


일본 유학 체험기. 익숙한 대학원의 풍경이 일본 대학을 배경으로 똑같이 펼쳐진다.
스파이더맨이 왜 가장 인기있는 히어로 캐릭터인가라는 부 분이 한껏 어필되는 작품. 그래픽 노블 특유의 만연체 대사도 절제되어있고 망가의 영향을 받은 연출도 돋보인다.
일본의 노인 정신 의학 및 임상 심리학 전문의 책. 일본 의사가 쓴 책은 특유의 톤앤매너가 있는데 과거 여성 중앙이나 우먼 센스 같은 월간지에 박사님들이 연재하던 의학 컬럼처럼 특유의 속 빈 허망함이 있다. 대충 훑어보면 30분 이내에도 완독이 가능. 은퇴 후에 놀아도 곧 지겨워지기 마련이니 일하라는 내용인데 재미 없게 놀아서 지겨워진 게 아닐까 싶음.
존엄하게 일상을 살아내는 것 만큼이나 존엄하게 임종을 맞이하는 것도 쉽지 않다. 사는 것 만큼이나 죽는 것에도 능동성이 필요한데 사회 문화적으로 금기의 언저리에 있는 개념들이라 애매해짐.
화려한 캐스팅에 무엇보다 IP의 아이디어에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CG로 가득한 영화에서 땀내가 느껴지는 건 오랜만.
엔딩이 급 판타지로 마무리되지만 그럼에도 대한민국 영화과에서 교재로 삼을만한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