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롱이님의 블로그
주로 혼자 읽기허세 부리다가 남들이 모두 열광하던 시기에 안 보고 있다가 뒤늦게 봤다. 슬램덩크 시절에 성장기를 보냈지만 그 시절을 떠올리면 그저 좋은 기억이 없어서 열광의 임계점까지 달아오르기가 쉽지 않았더랬다. 휴일 오전에 극장을 찾았는데 송태섭의 회상 씬부터 휴대폰에서 업무 알람이 계속 오기 시작해서 보는 내내 집중이 안 되었고 경기가 빨리 끝나고 메일 확인을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강백호는 아마추어라고 보기도 힘든 농구를 처음 경험하는 인물인데 이런 그의 척추 골절을 눈치챘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출전을 강행시킨 안 선생님은 대체 무슨 생각을 가진 지도자였는지 어리둥절. 강백호의 부모가 소송을 걸었어도 할 말이 없었을 듯 싶지만 이미 21세기면 안 선생님도 고인이 되었을테고 강백호군도 중년이 되어 근손실을 걱정하고 있을 터 이니 그냥 묻어두기로.
디즈니 플러스가 아니라 넷플릭스에 올라와있는 헐크 영화. 마블 라이센스의 미묘한 사각 지대에 머물고 있는 작품인 듯 싶다. 헐크 역할의 배우 가 내내 벌크업이 되어 있는데 연기가 쉽지 않았을 듯.
처음 쓰던 전자책 단말기는 크레마 카르타였습니다. 이후 갤럭시탭을 잠시 쓰다가 줄곧 아이패드로 전자책을 읽고 있었죠. 작년 연말부터 원서를 다시 읽기 시작했는데 킨들앱의 iOS에서 word wise가 미지원이라 불편하더군요.
늘 집안 어딘가에 그럭저럭 쓸만한 안드로이드 기기가 항시 있었던 거 같은데 근래에는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안드로이드 디바이스를 구매하자니 용도가 애매하고 no power 상태로 잠들어 있던 크레마 카르타를 다시 꺼내보니 구동은 되는데 안드로이드 버전이 맞지가 않아서 설치 가능한 킨들 앱이 없었습니다. 물론 뭔가 버전이 맞는 apk 파일을 찾아내는 방법도 있었겠지만 역시 과금이 정신 건강에 이로울 거 같았습니다.
마침 그 무렵이 블프 기간이라 킨들 페이퍼 화이트 11 세대를 구매했습니다. 직구로 구매했으면 깔끔했을텐데 연말까지 포인트 소진할 일이 있어서 네이버스토어의 개인 사업자 업체를 통해 주문했습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배송이 2월 중순까지 되지 않아서 결국 환불처리되었습니다.
여전히 word wise 기능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10분은 원서를 읽어나가고 있었습니다. 대략 25퍼센트 정도 읽었더군요. 과거 갤럭시탭 시절에 word wise를 썼었지만 그렇다고 원서를 술술 잘 읽었던 거 같진 않고 그냥 이렇게 된 거 전자책 단말기 같은 건 필요없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가정법이지만 킨들이 타이밍에 맞게 제대로 배송되었다고 하더라도 현재 달성한 25퍼센트 분량보다 더 읽었을 거 같진 않았을 거 같단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환불된 금액이 있으면 그만큼 무언가를 사고 싶어집니다. 잠시 훑어보니 전자 잉크 디바이스 기기들도 선택의 폭이 넓어졌더군요. 전자 잉크 특유의 반응 속도 느림 때문에 애써 이쪽에 시선을 두고 있지 않았었는데 작년의 킨들 페이퍼 화이트를 계기로 다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닉스 북스라는 업체의 전자책 리더기들을 살펴보게 되었고요.
휴대성이 우선이라 6인치 사이즈에 비교적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리더기를 선별하고 보니 BOOX Poke4, BOOX Poke4s, BOOX Poke4 lite 정도의 선택지가 남더군요. 4s와 4 lite는 내수용, 외수용의 구분이고 사실상 같은 제품이고 4와 4s는 내장 메모리와 디스플레이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격 차이는 거의 없어서 BOOX Poke4로 구매.
크로스핏이 광신교적인 맥락이 있다는 생각이 들곤 했는데 사례로 나온다. 판교 사투리도 비슷한 맥락. 사이언톨로지의 인터뷰. "솔직히 말해서 전부 언 어를 통해 이루어져요. 사람을 격리하는 거예요. 남과 다른 언어를 가지고 소통할 수 있으니까 당신이 특별하고 깨달음을 얻었다고 느끼게 되는 거죠."
대본이 엉망이라기보다는 작가가 고민 없이 타이핑하면 나올 법한 대본. 근데 한편으로 장르의 특성상 고민 을 담아 무거워지기라도 하면 곤란할 수도.
암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도연 연기 때문에 보고 있다.
그녀는 50대의 현실 나이에 30대의 배역을 소화하고 있는데 질롱 코리아에서 50대의 나이에 여전히 투구판을 밟고 20대 타자를 상대하는 구대성을 보는 느낌. 구속이 많이 나오지 않더라도 적당히 힘을 빼고 코너워크를 활용하는 능숙함을 감상할 수 있다.
김지미도 <명자 아끼꼬 쏘냐>라는 영화에서 50대의 현실 나이에 20대를 연기했는데 이건 또 결이 다르다. 김지미는 150km를 던지던 선굵은 오버핸드 투수가 투구폼을 바꾸지 않은 채 110km로 공을 던지는 느낌.
주변에 번아웃이라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일상어가 된 기분. 번아웃이라는 건 '번아웃'이라는 워딩이 20세기에 발명된 시점 이후부터 시작된 게 아닐 까?
어쨌든 업무적인 스트레스에 의한 일상적인 피로감을 번아웃이라고 정의한 채 일을 마무리 하지 않고 나트랑으로 휴가를 떠난 동료 덕분에 최근엔 번아웃에 대한 개인적인 편견이 더 심해졌다.
저자는 번아웃을 이런 개인적인 시점이 아니라 사회 문화적인 현상으로 해석.
김신록의 배우 인터뷰집. 연기라고는 무식하게도 스타니슬랍스키밖에 몰랐는데 (당연하게도) 연기에 관한 다양한 관점과 이론들이 있었고 이를 자신의 육체를 써서 고민하는 배우들이 있었다.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예습을 위해 읽었는데 갈수록 그래픽노블 문해력이 떨어져서 힘들 었다.
자기개발서 감성의 작법서. 플로터 Plotter, 플랜스터 Planster, 팬처 Pantser 등의 라이팅 유형에 따르는 작가 구분 워딩을 처음 알았다.
데이브 아스프리는 길티 프레져처럼 또 읽게 된다. 건강 염려증 환자들에게 묘한 자극을 주는 포인트가 있는 듯.
선택에 드는 정신 에너지가 생각보다 크기 때문에 이걸 줄이도록 신경쓰라는 스티브 잡스의 터틀넥 이야기가 또 나오는데 최근 채용을 위해 사람들을 선별하고 있는 기간이라 이런 뻔한 이야기에 또 공감하고 내 에너지를 어떻게 절약할 수 있을지 골몰한다.
한편으로 일주일 내내 같은 데일리 루틴에 식단도 정해진 것만 먹고 있는데 이런 패턴화된 인생이야말로 AI에 의해 대체되기 가장 쉬운 개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역으로 에너지를 방만하게 흥청망청 랜덤하게 소진해야 AI를 상대로 그나마 몇 년 더 오래 버티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