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의 얼굴
핸드 투 마우스 01
2025-09-24 22:52:08“ 저녁 시간대 중반까지는 첫 번째 일터인 바에서 일해야 했는데, 두 번째 일터인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접대하는 종업원들은 사전 준비를 위해 오후 세네 시에는 출근해야 했으므로 내가 저녁시간대에 일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바 때문에 식당에서 좋은 시간대를 놓치는 것도 모자라 식 당 일 때문에 바에서 열리는 파티 등 특별한 행사들, 즉 내가 돈을 벌 수 있는 행사도 놓쳤다.
일이란 이런 식이다. 두 곳 이상의 일자리를 뛸 때마다 나는 스케줄이 겹쳐서 한 곳에서 버는 만큼을 다른 곳에서는 잃었다.”
『핸드 투 마우스 - 부자 나라 미국에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빈민 여성 생존기』 p.38~39, 린다 티라도 지음, 김민수 옮김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또는 더 깊이 빠지지 않도록 버티기 위해 일을 많이 할수록 역설적으로 더 많은 일을 놓치게 된다. 왜냐면 일은 단 한 번도 사람을 배려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일은 역사 속에서 언제나 누군가의 수고를 통해 원하는 바를 얻고자 하는 방편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