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의 얼굴
핸드 투 마우스 03
2025-09-26 22:05:24“'과연 이 직장이 일에 대한 나의 꿈과 야망을 충족시킬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호사를 누리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직장의 근사함을 재는 나만의 척도가 있다. '내 소화기관의 은밀한 사정을 상사에게 알릴 것을 요구하는 일터인가, 아니면 원할 때 그냥 화장실을 갈 수 있는 일터인가'가 그것이다. (중략) 화장실행을 미리 고지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일터 분위기에 대해 많은 점을 시사하기에 중요하다. 내 경험상, 상사가 아랫사람의 요도를 통제하는 직장은 다른 굴욕적인 일들도 한 다발씩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핸드 투 마우스 - 부자 나라 미국에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빈민 여성 생존기』 p.53, 린다 티라도 지음, 김민수 옮김
개인의 생리적 현상을 통제하는 것은 정신과 육체에 대한 통제를 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피고용인 또는 하급자가 압박을 느끼고 스스로 자기통제와 검열을 해야만 한다면 그런 일자리는 직접적인 명령이나 지시를 내리던, 또는 은근하고 교묘한 업무 분위기와 눈초리로 간접적 압력을 행사하던 실질적으로 개인의 권리를 억압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
직원의 기본욕구를 충족시키지도 못하면서 고객에게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말은 서비스직에서 자기기만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