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의 얼굴
핸드 투 마우스 04
2025-09-28 21:09:57“하층계급에서는 확실히 서로의 뒤를 봐주는 경우가 아주 많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낼 수 없게 된 조리사를 위해 베이비시터까지 구해준 적도 있을 정도다. 그녀는 아이를 돌보기 위해 노동시간을 줄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나는 그녀가 출근할 수 없다는 전화를 하게 두기보다는, 그래서 일손이 부족한 상황을 초래하기보다는, 여기저기 전화를 돌려서 아이를 돌보며 여윳돈을 조금 더 챙기면 아주 좋아할 계산원을 찾아냈다. 나는 조리사에게 돈을 빌려주어 조리사가 계산원에게 돈을 내도록 했고 결국은 모든 사람이 자기가 필요한 것을 손에 넣었다. 우리는 이런 짓거리를 많이 한다.”
『핸드 투 마우스 - 부자 나라 미국에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빈민 여성 생존기』 p.60, 린다 티라도 지음, 김민수 옮김
가난하지 않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이 오히려 가난을 유지하는 '워킹푸어' 계층은 언제나 돈과 시간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 당한다. 이들에게 잔업은 추가 보수가 아니라 다음 직장으로 이동할 시간을 좀먹는 조바심, 집에서 쉴 시간이 줄어드는 고단함이다. 이들에게 조기 퇴근은 가족과의 시간이나 워라밸이 아니라 수입의 변동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