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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만식, 「레디메이드 인생」 감상
2026-02-27 02:10:46레디메이드 인생 : 채만식 대표작품집 2

요즘 맞춤으로 옷을 사 입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 기성품, 즉 레디메이드된 옷을 사 입는다. 김치는 물론이고 국, 찌개, 밥과 반찬 같은 음식 대부분을 사서 데우거나 간단히 조리해서 먹을 수 있다. 그뿐이랴. 라이프스타일도 구매해서 장착한 지는 이미 오래됐고, 이제는 챗지피티가 생각도 대신해 준다.
그 상품을 구매하여 사용하는 주체, 즉 우리 인간 역시 레디메이드다. 공장에서 찍어 내듯이 학교와 사회를 거쳐 하나의 기성품으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팔리기 위해 기를 쓰고 노력하고 있다. 개인 콘텐츠 창작 시대라고 쓰고 개인 상품 마케팅 시대라고 읽는다. 자신을 사달라고 안달인데 찍어낸 듯이 다 똑같다.
그렇게 자신을 팔아서 번 돈으로 뭘 하나. 맛있는 거 사 먹고 멋진 옷 사 입고 여행 가서 구경하고. 그리고 집, 그놈의 집!
레디메이드 상품이 자기를 팔아 다른 레디메이드 상품을 산다. 코미디가 따로 없다. 이러한 꼴이 인류 문명의 위대한 발전인가, 하는 회의가 든다. 내가 너무 염세적인가. 부정적인 측면만 보는가.
일론 머스크가 그러더라. 옳은 회의주의보다는 틀린 낙관주의가 정신 건강에 좋다고. 그런데 그 건강 좋은 정신으로 뭘 할 건가. 돈 한 푼이라도 더 벌어서 집 사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