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Years」 감상
2026-04-07 11:45:02
결혼이란 무엇일까. 혼인 신고나 결혼식이 결혼은 아니다. '함께 사는 것'이 결혼일 것인데 그것은 마치 백조를 하얀 새라고 말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과연 '함께 산다'는 것은 무엇이냐는 말이다. 서로를 소유하는 것? 다른 이성에게 접근하지 않겠다는 계약? 죽을 때까지 사랑하겠다는 약속?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하나의 가족이 되는 것? 삶의 동반자, 반려자? 인생이라는 사업의 파트너?
사람마다 결혼에 대한 정의, 즉 결혼관은 다르다. 한 가지 내가 꽤 확신하고 있는 점은, 결혼은 상호 무엇인가를 주고받는 것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일방이 다른 일방에게 전적으로 베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베풂을 통한 만족감이나 자기 정체성, 혹은 상대방의 행복을 바라보는 그 기쁨을 그 보상으로 받게 된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봉사나 구호 활동이지 결혼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결혼생활에서 그 주고받음이 언제나 일정한 것은 아니다. 특히나 주는 것만큼 돌려받지 못할 때가 있다. 예를 들면, 이 영화처럼 45년이나 줬는데 이용만 당한 것 같은 배신감이 들 수도 있다. 어떤 훌륭한 사람들은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라는 근사한 말을 할 수도 있지만 그런 수준이면 과연 애초에 결혼을 할 이유가 있었을까 싶다. 대부분은 혼자서는 얻기가 불가능한 것을 위하여 결혼한다.
다른 인간관계와 결혼(혹은 이혼)의 차이점은 '결정'이다. 보통 우리는 누군가와 친구가 되기로 '결정'하거나 상대방의 승낙을 얻지 않는다. 그리고 결혼은 사업과 다르게 정신적, 심리적 결정이다. 결혼의 기간이 늘어날수록 의존도는 높아지고 이혼은 어렵게 된다. 따라서 내가 생각하는 결혼이란 장기적 인간관계를 위한 심리적, 문화적 도구다. 도구는 내가 사용하는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