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먼지님의 블로그
한 권의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부수는 도끼다묘지 앞에 놓인 글라디올러스 꽃다발처럼.
죽음의 고독 앞에서 영원한 사랑을 찾아서!
엄마 성묘를 위해 매년 8월 섬으로 떠나는 아나의 이야기. 4년의 성묘 동안 4번의 불륜을 저지르다:o


물은 상류에서 하류로 흐른다.
사슴은 어디로, 우리는 또 어디로. 그 끝엔 자연의 순리만이 있을 뿐이다.
영화가 끝나는 순간 다시 한번 더 보고싶어진다. 수수께끼 같다.


“때론 진실보다 거짓 섞인 사실이 더 진짜같다”
영화 후반부 웹소설 ‘댓글부대’로 인해 찡뻤킹과 팹택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하지만 주인공이 받은 피해와 허무함은 진짜고, 그들을 보며 느낀 내 감정도 남는다.
허위조작정보는 그래서 문제다. 대안적 사실은 존재해선 안된다.


다들 그렇게 산다. 하지만 다들 그렇게 죽지 않는다.
조선소 앞바다의 짠내를 머금었다. 소금기 가득한 진실은 따갑고, 바닷바람을 닮은 결말은 후련하다. 그의 이야기는 그렇게 바다를 닮았다.


"장미의 아름다운 색과 향기는 사라질지라도 남은게 하나 있으니 그 이름이로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속담보다 훨씬 아름다운 말이다.


대서사의 힘이란 지친 하루를 보낸 사람의 잠을 뺏어가는 능력이다. 시즌 8을 한달만에 다 봤다. 그렇게 한 달 동안 날밤을 샜다. 마약처럼 이 이야기가 끊긴다는 건 상상할 수 없고, 견딜 수도 없어서 다음 화를 클릭하게 된다.


연민,추측을 드러내는 직접적인 문장들 대신 묘사를 더 추가했으면 어땠을까. 매우 흥미롭게 읽다가 그 부분에 들어서면 상상의 나래가 뚝 끊김다. 때론 공감의 말보단 그 상황을 보여주는 게 더 강력할 때가 많다. 죽음이 흔적처럼 남은 공간들을 볼 때는 더더욱 그렇다.


노라가 뉴욕 집 앞에서 떠나보낸 건 해성이었다. 그건 곧 어릴 적 첫사랑이기도 했고, 그녀 마음 구석에 스스로 숨겨둔 나영이기도 했다. 해성이 탄 택시를 뒤로 하고 집 앞 거리를 걸어오며 우 는 노라를 본다.
최근 외국에서 한국 이민자의 서사가 주목받는 일이 잦다. 하지만 이런 주목마저도 어쩌면 서구 사회에 녹아들 수 없는 이방인으로서의 한국인을 보여주는 것 같다. 노라와 아서가 함께 거리를 걸을 때 마냥 낭만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해외에 나가서 동양인과 서양인 커플이 보이면 복잡한 마음이 든다. 동양인을 향한 시선과 의도, 그 위치를 쭈뼛거리며 받아내던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기 때문이다.


신기한 주장을 논리적으로 풀어나간다. 예를 들면 전쟁 중 민간인 폭격이 청년 군인 살상보다 더 낫다는 주장. 결국엔 위선을 경계하자고 말하기 위해서지만.


”작가는 독자에게 고상함을 보여줘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고상함이란 단순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일체의 사물을 이해한 뒤에 오는 초연함, 선과 악을 차별하지 않는 마음, 그리고 동정의 눈으로 세상을 대하는 태도다.“
이 책을 읽을 때면 서문을 가장 많이 읽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