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 - 헤르만 헤세
2025-10-12 12:37:28
어쩔 때는 책을 읽었음에도 아무 말 할 수 없이
어떠한 깨달음의 흔적만 내 마음에 남는 경우가 있다.
그것을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이유는 어쩌면 불교의 특성일지도 모른다.
삶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은 서로가 다르다.
어쩌면 그 허무를 허무로 덮을 수도 있으며
허무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최근에 읽었던 책들에서는 허무함이 아닌 단지 형태가 바뀌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 모습이 바뀔 뿐, 그것은 존재하지 않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전에 인상깊게 읽었던 책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토론에서도 이야기했다.
조현철 배우님의 소감을 그대로 이야기했었다.
아빠가 지금 보고 있을 지 모르겠는데 아빠가 눈을 조금만 돌리면 마당 창 밖으로 빨간 꽃이 보이잖아? 그거 할머니야. 할머니가 거기 있으니까, 아빠가 무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죽음이라는 게,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냥 단순히 존재 양식의 변화인 거잖아. (후략)
싯다르타는 말한다.
“여기 있는 이것은.” 하고 그는 돌멩이를 만지작거리면서 말하였다. “한 개의 돌멩이네. 이 돌멩이는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아마도 흙이 될 것이며, 그 흙에서는 식물, 아니면 짐승이나 사람이 생겨나게 될 거야. 예전 같았으면 이럴 때 나는 다음과 같이 말했겠지. ‘이 돌멩이는 단지 한 개의 돌멩이일 뿐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이며, 그것은 마야의 세계에 속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쩌면 순환적인 변화를 거치는 가운데 인간이 될 수도 있고 정신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연유로 나는 그것에도 가치를 부여해 주는 바이다.’ 예전 같았으면 나는 아마도 그렇게 생각하였을 거야. 그러나 지금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 ‘이 돌멩이는 돌멩이다. 그것은 또한 짐승이기도 하며, 그것은 또한 신이기도 하며, 그것은 또한 부처이기도 하다. 내가 그것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까닭은 그것이 장차 언젠가는 이런 것 또는 저런 것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이미 오래전부터 그리고 항상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싯다르타는 말한다.
사랑이라는 것 말일세, 고빈다, 그 사랑이라는 것이 나에게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으로 여겨져. 이 세상을 속속들이 들여다보는 일, 이 세상을 설명하는 일, 이 세상을 경멸하는 일은 아마도 위대한 사상가가 할 일이겠지. 그러나 나에게는, 이 세상을 사랑할 수 있는 것, 이 세상을 업신여기지 않는 것, 이 세상과 나를 미워하지 않는 것, 이 세상과 나와 모든 존재를 사랑과 경탄하는 마음과 외경심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는 것, 오직 이것만이 중요할 뿐이야.
삶은 무엇인가.
그리고 죽음은 무엇이며, 그 사이의 시간은 무엇인가.
삶 안에서 싯다르타는 어떠한 한 존재가 변화하며 그 모든 존재가 될 수 있음을 이해하고
세상을 사랑하고 경탄하며 외경심을 가지는 것을 이야기한다.
싯다르타는 무아지경에 빠져 황홀한 상태로 말하였으니, 이러한 깨달음이 그를 그토록 기쁘게 하였던 것이다. 아, 일체의 번뇌의 근원이 시간 아니고 도대체 무어란 말인가, 자신을 괴롭히는 것도, 두려워하는 것도 그 근원은 모두 시간 아니고 도대체 무어란 말인가. 그렇다면 인간이 그 시간이라는 것을 극복하는 즉시, 인간이 그 시간이라는 것을 없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즉시, 이 세상에 있는 모든 힘겨운 일과 모든 적대감이 제거되고 극복되는 것이 아닌가? 그는 무아지경에 빠져 말을 계속하였다.
번뇌의 근원은 시간이라 했다. 그러나, 현대인에게 시간은 가치와 같다.
최저시급이 중요한 이유는 최저시급과 시간을 곱하여 봉급, 즉 가치를 갖기 때문이다.
이 시간이 없거나 내려놓을 때, 사실 현실적인 가치를 내려놓는 것과 다를바 없다.
어쩌면 욕심을 내려놓는 것과 같아보인다.
나는 이 책에서 무엇을 느꼈을까.
사실 시간에 쫓기고, 삶의 순간에 얽매이는 것은
어쩌면 그렇게 중요치 않은 것에 집중하는건 아니었을까.
중요한 것은 삶과 세상을 사랑하는 것
항상 주변을 경이로워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질문)
1. 시간은 무엇인가?
2. 삶에서 드는 여러가지 감정은 중요한가?
3. 영원한 것은 무엇인가?
4. 삶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