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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노란 책 리뷰, <동생ㅡ 찬와이>
2025-09-22 22:22:35동생

늦둥이 동생을 무척 사랑하는 누나가 인생과 가족에 대해 고민하는 이야기.
순탄치 않다.
주인공의 삶과 함께 홍콩의 수십년을 관찰해 볼 수 있던 책이었는데, 홍콩이 여전히 홍콩이듯, 주인공의 가족들도 외적으로는 너무나 비극적이고 끔찍하고 엄청난 일이 일어난 것 까지로는 보이지 않았지만, 사실 내적으로는 가족간의 감정의 골, 무력감과 절망, 미래에 대한 혼란 등으로 헤어나올 수 없는 마음의 병에 시달리는 상태였다. 이전과는 묘하게 달라져가는 홍콩의 정체성과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 하다.
작가는 특히 홍콩 사람들이 느꼈을 혼돈 비슷한 감정들을 주인공의 입으로 잔뜩 쏟아내고 있다. 주인공이 그랬듯이 그 순간들은 그냥 신문기사나 역사적 사실이 아니고, 홍콩사람들 한명한명의 기억이고 감정들이었다. 아직도 모든 사람들의 감정들이 다 정리되지 못했고, 더 감정을 토해내야 한다. 그래서 주인공이 그렇게 폭풍같은 성격이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