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노란책 리뷰 ㅡ <말뚝들> 김홍

갑자기 도시한복판에 인간미라말뚝이 출몰하는 괴현상이 일어나더니, 평범한 은행원 주인공이 갑자기 누군가에게 납치를 당하는 이야기.

세상의 부조리, 사람과 사람 사이의 단절을 신랄하게 풍자하는 블랙코미디력이 대단하다. 정말 안타까운 상황인데 남일같지 않아서 웃음이 나온다.

더 좋았던 점은 풍자만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넌지시 보여준다는 점 이었다.

누군가 부자가 되는 것은 자본주의의 상식, 그런데 이 시스템에 묘하게 찝찝하게 남는 의문이 있었는데 그 이유를 어느 정도 해소해 준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엄연히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진 사회이지만, 언젠가부터 서로에게 진 마음의 빚은 신경써주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

그 메세지를 가장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풀어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의 현실적인 모습들과 찰떡같이 겹쳐지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