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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노란책 리뷰 <독쑤기미, 멸종을 사고 팝니다> - 네드 보먼
2025-10-05 22:10:08독쑤기미 - 멸종을 사고 팝니다

동물의 멸종권을 시장에 사고팔 수 있는 세상, 못생긴 청소물고기 독쑤기미의 멸종권의 금전적, 윤리적 가치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
인간의 환경파괴와 동물의 대량멸종에 대해 다루는 SF소설이지만, 의외로 멸종에 대한 시선이 중립적이고 담담하게 그려진다. 중립적이라기 보단 다들 완전 멸종 동의파.
그것보단 현재 국가간에 거래되는 탄소배출권마냥, 동물의 멸종과 보전이 금전적 가치를 갖는 시장으로 어떻게 세팅되는지, 그 시장을 형성하기 위한 규칙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또 그 규칙을 교묘히 이용해 어떻게 멸종에서 수익을 창출하는지, 그 권리에 얽힌 사람들이 얼마나 있고 어떤 일들을 하는지 시뮬레이션하는 과정이 현실적이고 재미있었다.
등장인물들은 특별히 멸종을 완전 막자는 주의는 아니다. 그렇다고 모두 멸종시켜버리자는 주의 또한 아니다. 직간접적으로 환경파괴에 일조하며 외면하고 있는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이다.
등장인물들은 멸종은 일어날 일이지만, 어디까지? 어느 정도로? 라는 의견 차이로 토론한다. 민달팽이보다 강아지의 멸종이 더 끔찍한가? 인간에게 쓸모 있는 순서로 멸종을 막는 것은 옳은가? 라는 여러가지 문답들이 오가면서 읽는 독자들도 막아야할지 말아야할지 애매해진다.
SF소설답게 후반부로 갈수록 뇌절의 뇌절을 거듭하며 승천해 버리지만, 이들이 대멸종의 흐름 속에서 지켜야 할 것과 지키지 말아야 할 것 사이에서 직접 고민하고 뛰어다니는 모습은 흥미롭고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