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책 리뷰 ㅡ <살림 비용> 데버라 리비
2026-01-12 23:15:53
이혼한 50대 여성 주인공이 아이들을 뒷바라지함과 동시에 작가 일을 지속하려는 노력과 그때 들었던 생각들을 쓴 에세이? 소설?
주인공은 남편과의 이혼으로 오랜 기간 유지해왔던 가정의 형태에서 벗어나 늦은 나이에 급작스런 독립을 하게 되었다. 지독한 월세와 생활비를 내기 위한 피곤한 일들, 수시로 고장나는 가전기기들. 그 와중에 어떻게든 시간과 공간을 투자해서 글쓰기에 집중하려는 주인공의 고군분투가 계속 그려진다.
하지만 주인공은 이 생활에서 얻는 독립. 누구의 어머니도 와이프도 아닌 한 작가로서 존재할 수 있는 상태를 위해 기꺼이 이 고단함을 담담히 견뎌낸다. 그렇지만 독립한 중년 여성이 맞닥뜨리게되는 고단함은 상상 이상이다.
현재 지배적으로 굴러가는 주류 사회와 시스템에서 배제된 사람들이 주로 선호하는 공간들과 직업에서, 시스템의 기준에 ‘평범한'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직업들을 가지는 경향의 연구서를 검색해 본 적이 있다. 시스템이 그들을 오묘한 시선과 눈치를 통해 거부하는 것도 있지만. 사회의 주류에서 소외된 그들 역시 자신들이 자기 스스로 최대한 나 다울 수 있기 위해 안정적이지만 고리타분한 직업을 기꺼이 포기하는 경향도 있었다. 내 귀한 인생의 30%를 가면을 쓰고 연기하며 살아야 하는 건 피곤한 일이니까.
주인공도 평범한 가정의 '와이프'라는 모습을 유지하는게 자신과 잘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큰 결정을 내려 허허벌판에서 자신만의 둥지를 마련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문득 스쳐지나가는 고민, 걱정, 불안들을 짊어지며 한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며 나도 용기를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