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노란 책 리뷰 <자기만의 방> 버지니아 울프
2026-07-11 20:44:02
100년 전, 버지니아울프가 창작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들려주는 매서운 조언들.
당시 2개만 있었던 여자대학교에서의 강의를 위해 준비한 글이었지만, 지금기준으로는 굉장히 조심스럽고 친절하게 쓰여있었다. 여성이 아닌사람들 또한 독자로 포함시켜 준비한 글이었을지, 아니면 정말 조심스러워했을지, 당시엔 상당히 센 어조였을지 잘 모르겠지만, 글 속에서 내내 사회에서 규정하고 억압하는 틀에서 벗어나 자기자신의 모습과 목소리를 찾으라는 주장을 보면, 괜히 조심스러워서 쓴 것은 아닐테고, 정말 모든 계층과 조건의 사람들을 위해 친절하게 쓴 것 같다.
작가를 꿈꾸는 꿈나무들이 순수한 창작에 몰두하기 위해 준비되어야 할 정신적, 물질적 조건들, 그리고 그걸 켤코 용납하지 않는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일단은 당시의 여성들에게 들려주는 말이지만, 시대와 사회가 우리들에게 강요하는 사회적인 역할과 모습, 태도 등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 자신이 되는 건 (정도의 차이가 많이 있지만) 모두에게 적용되기 때문에, 결국 모두에게 참고가 되는 이야기였다.
설명하는 글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버지니아 울프와 함께 걸어가며 이야기를 듣는 듯한 컨셉? 이 재미있었다. 마치 EBS다큐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버지니아 울프의 이 연출 욕심?을 보자면,버지니아 울프가 지금 시대에 있었다면 분명 영화쪽에서 일했을 것 같다. 이런 연출과 구성을 그자리에서 주루룩 써내려갔던걸까? 아니면 치밀하게 한땀한땀 깎아서 만든것일까. 어느쪽이든 대단하다.
마지막 장에서 버지니아울프는 앞으로 창작을 하게 될 모든 여성을 위해 매서운 조언을 한다. 당신들은 몹시 어설프고 끊임없이 헤멜것이라는 것. 그러나 모든 시작은 항상 그렇기 때문에 포기하지 말고 계속 자기들의 방을 지켜나가라고 한다. "그렇게 한 100년쯤 지나면 뭐가 나오지않을까요 ^^?" 라는 매서운 이야기도 했는데, 이제 거의 100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무엇을 이루었고, 앞으로 또 어떤 것이 필요할지 많은 논의가 오갈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