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에 가입한 이유와 왜 혼자 놀고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약식 독서 기록(n회차는 아님)
2025-10-18 17:55:03
그믐에 가입한 이유와 왜 혼자 놀고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약식 독서 기록(n회차는 아님)
지난 주말에는
중간자적 지식인 유형을 말했었는데
이번 주는 그 동안의 그믐 활동 첫 소감과
함께 이번주 약식 독서 기록 소감을 이야기할까 합니다.
1. 그믐에 가입한 이유
가입 동기야 뭐..
'여기는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있으니,
그런 사람들과 사유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이거였어요.
그외에도,
'독서 한정으로 사람이 모이고 있구나.'
'인터페이스가 심플하구나.'
이런 것도 마음에 들었고요.
2. 혼자 활동하는 이유
그런데 이런 처음 인상과는 달리
막상 가입하고 나니,
독서모임 활동을 하기엔
제 고유의 도서 습관과
생활 리듬에 맞지 않은 거에요.
제 독서습관은 이렇습니다.
저는 제가 의욕한 책들을 읽지만,
대체로는 각잡고 독서하지는 않습니다.
일상에 짬날 때 수시로 조금씩 읽어가면서
어느 순간 다 읽는 부류입니다.
게다가 책을 두 세 권 병행해서 읽어가는데다,
이미 읽은 책들 중에 일부를 양서로 분류하면,
주기적으로 다시 읽습니다.
아울러 저는 책과 저자에 대해 이렇게 봅니다.
먼저. 책을 읽을 때는 항상,
대단한 것을 읽는다고 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책 내용은 한낱 인간의 사유 흔적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책내용에 대해서는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해하지 못하면 다음 기회에 보자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읽은 책들 중에 일부를 양서로 분류하면
그 책은 전체로든 부분으로든 여러번 반복하게 됩니다.
이런 연유로 저자와 저자가 말한 내용에 대해서
저는 항상 약간 마음의 거리를 두고 읽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책 내용의 품질 수준에 따라
존중하고 좋아하는 저자도 생기긴 합니다.
예로, 박찬국, 고병권, 박민영, 권오성 같은 저자들이죠.
그외에도 여러 저자들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거리를 두게 되는 저자들도 생기죠.
그런 저자들은 지난 주에 제가 말한
유의해야 할 유형들에 해당하는 사람들입니다.
무엇보다 반론은 필수여서,
무조건 저자나 책내용을 긍정하지 않습니다.
이런 점때문에 추종자들이 있는 경우,
저는 매우 불편한 사람이 됩니다.
추종자들과 대화하는 것은
저 역시 즐거운 게 아닙니다.
어쨌든 그믐엔 가입했는데,
독서모임을 만들거나 참여하기엔 여러모로 안맞고,
그러다 보니 그믐의 사적 영역인
'그믐 속 내 블로그'로 수렴되더군요.
그래서
'내 편지나 독서 활동 기록차원의 흔적이나 남기자'
이렇게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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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요약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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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하고 나서, 처음 의도대로 되지 않더라.
그럼에도 그믐은
책읽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다는 게 장점.
그러면 내 편지나 독서활동 흔적이나 남기자.
공개된 주간 기록이라고 생각하자.
3. 이번 주 독서 약식 기록
30여일에 걸쳐서 총 5권이 이번 주에 마무리됐습니다.
박찬국 저자의 '삶은 왜 짐이 되었는가'.
고병권 저자의 '살아야겠다', '고추장, 책으로 세상을 말하다',
'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통신 닉네임으로는 '박가분'으로 알려져 있는
박원익 저자의 '공정하지 않다'.
이렇게 해서 인문 철학 해설서 2권,
사회 분야 3권을 읽었네요.
박원익 저자의 책만 도서관에서 빌려서 새로 읽었고,
나머지는 모두 소장 도서로 n회차 독서를 했습니다.
박원익 저자는 명철하게 글을 잘 썼다고 생각합니다.
술술 읽는 맛이 있더군요. 글맛이 좋았습니다.
읽었던 박원익 저자의 '공정하지 않다'를
소감으로 말해보면 이렇습니다.
청년만 그런 게 아니라,
남녀노소 대다수가 공정한 세상을 원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공정은 각자의 입장과 서사에서 외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당연히 갈등 속에 분열합니다.
여기까지는 박원익 저자도 말한 내용입니다.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세상을 타파하려면,
'모두를 위한 공통가치'가 공유되어야 합니다.
대다수가 공유하고 납득하는 가치,
그것을 일단 '공동선'이라고 말하겠습니다.
'공동선'이 무엇인지를 모두 알 수 있고,
모두가 그 '공동선'을 공유하고 지향하면서
함께 협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분명한 건, 공동선에 대해
각자의 입장과 서사에 빠진 인간들이
과연 서로 협력할 것인가의 문제가 있을 뿐이죠.
예로, 프랑스가 국가부도 위기라고 합니다.
재정축소를 해야 한다고 하는데,
마크롱은 부자감세와 서민증세로
재정축소와 함께 위기를 돌파하려고 했지만,
재정악화를 심화시켰죠.
프랑스 복지는
정부와 시민의 사회적 약속(합의, 계약)으로
프랑스 국민들은 정부로부터 은퇴 후 삶 보장을 약속받아,
매월 소득의 1/4 이상(많으면 46% 이상)을 내면서
헌신하고 희생해왔습니다.
그런데 프랑스 정부로부터 배신 배반을 당한 것입니다.
당연히 프랑스 시민들은 들고 일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나라 살림 잘못해놓고 책임은 국민이?
그 많은 돈을 냈는데?
프랑스 재계 순위를 보면,
1, 2, 3위를 비롯한 최상위군 대다수가
사치품 사업체입니다.
첨단 제조 기술업체인 다쏘가 20위권이고요.
즉, 프랑스 최상위 재벌 대다수는
사치품으로 거대한 부를 이뤘습니다.
그런데, 그런 그들이 세금에 우호적일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최상위 부자들일수록 '내가 왜?' 이럽니다.
프랑스를 떠나겠다고 협박하고 실제로 그럽니다.
또한, 부자증세만으로는
거대한 프랑스 재정위기가 당장에 해소되지 않습니다.
즉, 프랑스 시민들도 억울하지만,
복지를 지키기 위하여 협력해야 합니다.
네, 매우 억울하지만요.
대신, 빈부귀천 할 것 없이 모두 협력해야 합니다.
'프랑스 사회안전망'이라는 '공동선'을 위해서 말이죠.
즉, 모두 다 '공동선'을 위해 손해를 보라는 얘기입니다.
.. 공정한 세상은 누구나 다 원합니다.
그런데, 공정한 세상을 위해서
자신이 헌신이나 희생을 해야 한다면,
기꺼이 하시겠습니까?
박원익 저자에게도 묻고 싶네요.
싸울 대상이 과연 외부에만 있냐는 것입니다.
인간은 누구라도 손해보기 싫어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예외가 없습니다.
90년대생 이후를 보면 그들 대다수는,
자신의 손해는 일말도 보지 않겠다고 하는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이기주의자들입니다.
너무나 터무니없고 어이없을 때가 많습니다.
요즘 젊은 세태에서는
인류 태동 이래 없었던 일들이 일어납니다.
예로, 이혼전문변호사가 말하는
요즘 3040 부부들 흔한 이혼사례로,
'엑셀이혼' 즉, 반반치킨 결혼생활로
온갖 졸렬한 갈등 속에 파탄나서
이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90년대생 이후 젊은 사람들은 흔히들
정부, 부모세대, 타인, 타자에게는 공정함을 요구하지만,
정작 자신은 어떤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동선을 위해 고통을 감내하면서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할아버지와 부모세대들은
이미 청춘과 중장년의 기력을 다 써가며
인생 갈아넣었습니다.
...그래요 그렇게 해서,
오늘날의 불공평하고 못난
마지막 선진국인 대한민국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조부모님과 부모님께 들어보더라도
그 시절에도 대단히 불공정하고 불공평했습니다.
상상초월할 정도로 엄청난 얘기가 많습니다.
그 대~단한 불공정과 불공평은
인류 태동 이래 있어왔습니다.
공정과 정의.
이게 하루 이틀짜리 일이라고 보십니까.
한 두 세대 갈아넣으면 될 거라고 보십니까.
패기만 하늘을 찌르는 것 아닙니까.
공동선을 위한 헌신이나 희생까지는 바라지도 않겠습니다.
최소한 상호 협력은 해야죠.
그런데, 그 상호 협력의 자세가 되어 있습니까?
진정한 적은 외부에만 있겠습니까?
정작 자기 자신은 어떻습니까?
박원익 저자와 저 그리고
누구라도 예외를 두지 않고 보더라도 말이죠.
'공정의 혜택을 누리고는 싶어.
그러나, 공정을 위한 헌신은 싫어.
그건 남이 해야 할 일이고,
우리는 남에게 요구 투쟁만 하면 돼.'
'존경할 만 한 어른이 없어.
내가 그런 어른 밑에서 쉽게 쉽게
혜택 보며 살고 싶은데 말이야.'
이러면 공정한 세상은 오지 않습니다.
자신이 공정을 위한 협력을 하지 않으려고 든다면,
공정을 외칠 자격이 없다는 것입니다.
공정을 위해 기꺼이 손해보시겠습니까?
거기에 해법이 숨어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공정한 결혼? 그것도 마찬가지이고요.
박원익 저자의 책을 재미있게 잘 읽었지만,
책을 읽고 나서 그런 소감이 들었습니다.
PS.
마침 박원익 저자의 책 소감글을 쓰고 나니
날짜도 상응해주네요.
앞으로도 이렇게 종종
새로 읽은 책 이야기도 해볼까 합니다.
- 2025년 10월 18일, 엠마네오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