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항 저자 소개와 주중에 있었던 개인적인 혁명(?) 체험 이야기
2025-10-25 16:59:29
김규항 저자 소개와 주중에 있었던 개인적인 혁명(?) 체험 이야기
잘 지내셨는지요?
초겨울 날씨가 먼저 다가오는 요즘입니다.
이번 주는 김규항 저자의 '혁명노트'와
그의 사유집이라 할 수 있는
'우리는 고독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외롭다'
이 두 책의 3회차 흔적과
주중에 있었던
개인적인 혁명(?)적인 체험을
나눠보고자 합니다.
김규항 저자는 제가 존중하고 좋아하는 저자들 중 한 사람입니다.
여러해가 됐는데 제 경우,
1년에 한두번은 그의 홈피 GYUHANG.NET에 가서
그의 게시글들을 읽는 시간을 갖는 편입니다.
김규항 저자의 사유글은 어려운 말을 안쓰는데도
사유의 순도가 높고, 밀도와 깊이가 있습니다.
그럼 그의 책 두 권에서 일부만 발췌해서
3회차 흔적을 남기겠습니다.
1. 김규항의 '혁명노트' 발췌
한국이 세계 최고 자살률과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하고,
젊은 세대가 제 나라를 '지옥'이라고 부르게 된 건,
한국이 이전보다 빈곤해져서는 아니다.
경제 약극화 역시 전적인 이유는 아니다.
원인은 한국인들이
삶과 관련한 모든 것들(자기 자신을 포함하여)이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상품화하며,
유례없는 물신화 속도와 강도의 충격 속에서
개인들이 제 나름의 삶의 의미를
유지하거나 찾는 일은 거의 불가능했다.
교육 현실은 그 모든 걸 압축해서 보여준다.
..(중략)..한국은 공교육이 망가지고,
모든 아이가 대학 입시라는 한 경로에 줄 세워져
인생 등급이 매겨진다.
그 결정적 조건은 진보와 보수를 떠난,
부모의 경제적 사회적 배경이다.
교육 현실은
한국 민주화가 협소한 의미에서
정치적 민주주의에만 집중되고,
결국 '물신적 전체주의 사회'로 귀결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2. 김규항의 '우리는고독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외롭다' 발췌
누구나 조금씩 괴물이지만,
괴물이 되어도 좋을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인간의 세상을 끝장내는 가장 완전한 방법은
모든 사람을 오로지 나만 아는 인간으로 만들어
만인이 만일을 상대로 아귀다툼을 벌이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의 미래는
'평범한 훌륭한 사람이 얼마나 많아지는가'
에 달려 있다.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공부는
'마음껏 놀기'이다.
제도 교육이 사람을 무지에서 벗어나게 해주진 않는다.
다만, 무지를 좀더 어려운 말로 표현할 수 있게는 해준다.
오늘 한국의 입시 장사가 부끄러운 장사인 건,
사람들의 불안감을 이용하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아이를 지성인으로 키운다는 건
슬퍼할 일에 슬퍼할 줄 알고
분노할 일에 분노할 줄 알며
양심을 거스르는 행동을 했을 때
잠 못 이루는 능력을 길러주는 일이다.
지식은 그 다음이다.
아이의 영혼은 느리고 의미 없는 시간에,
그윽하게 먼 산 보는 시간에 성장한다.
(교실에서 문득 창밖의 먼산을 바라보는 아이에게
희망이 있는 건 그런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교육이란 아이들의 영혼이 성장할 시간을
1분 1초도 허용하지 않는 노력을 뜻한다.
세상을 파악하는데 필요한 건
지식이나 정보가 아니라
제대로 된 눈, 즉 교양이다.
아무리 많은 지식과 능력을 가졌어도
자신을 들여다볼 줄 모르는 사람,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인 줄 아는 사람처럼
불쌍하고 초라한 사람은 없다.
교양이 문화적인 지식이나 감정표현의 절제,
우아한 말과 행동따위라는 생각은 봉건적이다.
교양이란 '사회적인 분별력'이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의 옳고 그름을 따지고
그 뜻과 관계를 파악하는 능력, 그게 교양이다.
그걸 실천에 옮기는 사람이 '교양 있는 사람'이다.
3. 주중에 있었던 개인적인 혁명(?) 체험 이야기
혁명이라고 하니까 뭔가 거창해보입니다.
그것은 개인적인 혁명 체험이기에
사소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사소한 것이 사소한 것은 아니더군요.
저는 그 사소한 것 하나를 위해 수십년만에
처음으로 발을 떼서 실행했거든요.
그것은 10년이 되어가는 거실의 낡은 컴퓨터를 두고,
올해 내내 고심했던,
윈도우 10 업데이트 지원 종료에 따른
제가 내린 최종적인 선택의 결과였습니다.
윈도우 10 업데이트 지원은
지난 2025년 10월 14일에 종료였는데,
제 선택지는 이랬습니다.
1). 컴퓨터를 퇴역시킨다.
2). 오프라인 전용으로 사용한다
3). 새 컴퓨터를 사서 교체한다.
그리고 선택하기는 두려웠던
4). 리눅스를 설치한다.
..그랬는데,
제 마음 한켠에서 울컥하는 것이었어요.
낡았지만 10년 가까이 사용하고도 멀쩡한 컴이
단지 마소로 인해 구조조정을 당한다는 게
어이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1), 2), 3)의 선택지는
제가 원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선택지의 한계까지 몰리자,
저는 결국 4)를 선택합니다.
구글링 검색 결과,
일반 사용자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소문난
리눅스 민트 시나몬 배포판이 있더군요.
그것을 다운로드해서
USB 부팅 디스크로 만들고,
거실컴에 클린 설치를 했습니다.
듀얼부팅하기엔 SSD 용량도 작고 해서요.
'새 술은 새 부대에'였던 거죠.
그렇게 두근두근 리눅스 민트를 설치하고 나서,
저와 엠마는 감탄하게 됩니다.
윈도우 설치 과정보다 훨씬 쉬웠고,
한글입력기 설정을 하고 나서 보니,
필요한 앱들은 모두 다 기본제공하더군요.
민트 시나몬 배포판의 GUI는 한글판에 매우 간결했고,
사용법은 지극히 단순했어요.
엄청 쉬웠던 겁니다.
바로 사용할 수 있었어요.
인터넷, 오피스, 달력, 할일 관리, 이미지와 문서, 영상 뷰어 등
설치 후 그냥 다 됩니다.
그 동안 저는 리눅스를
전문적이고 까다로운 것으로 여기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설치와 사용이 쉬울 줄은 몰랐던 거죠.
터미널 사용은 나중에 익히면 되는 거였어요.
이제 보안과 업데이트 걱정은 사라진 것입니다.
리눅스 민트에서 놀라웠던 건,
오디오 음질과 화면 계조 개선이 됐고,
(엠마는 해상도가 올라갔다고 좋아함)
무선 네트워크를 더 안정적으로 잘 잡고,
(쿠팡 플레이에서 나솔 보는데 순간 화질저하 없음)
설치용량은 윈도우의 1/5 수준이었고,
사용감은 탄탄하고 빠릿했다는 거에요.
(반응 속도가 훨씬 신속해짐)
리눅스를 설치한 결과,
개인적인 혁명(?)이었던 거죠.
저는 XT 시절 이래로 한발짝을 못떼고 있었습니다.
PC에서는 마소의 도스와 윈도우만 사용해왔으니까요.
그런데,
봉준호 감독이 1인치 자막의 벽을 넘으면,
그 말처럼 한발짝을 떼서 리눅스를 설치하니까
신세계인 거에요.
더 이상 머리 한켠에 있는
'종료되는 업데이트 지원'이라는
무언의 압박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해방감과 자유에 기쁘기까지 하더군요.
물론 윈도우는 구매해서 사용하는 여러 상용툴들이 있어서,
새 컴이나 다른 컴들은 계속 윈도우 11 환경에서 사용하겠지만,
언젠가 그 컴들도 업데이트 지원이 종료되면
리눅스를 설치해서 사용하려고 해요.
이번 주중에 리눅스 설치는
엄청 신선한 혁명 체험을 안겨줬습니다.
저같은 사례에 해당하면
리눅스 민트나 기타 대중적인 배포판 설치를 추천드립니다.
엄청 쉬워요.
PS.
이번 주는,
리눅스 모색과 설치까지
꽤 시간이 소요되어
책 읽을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이 줄었습니다.
그런 상황에 맞게 얇고 부담없는
김규항 저자의 두 책을 다시 꺼내 보았어요.
그가 말한 핵심 키워드가 있는데,
발췌로 소개한 김규항 저자의 두 책을
다음 주에 n회차 기록으로
좀 더 다뤄볼까 합니다.
- 2025년 10월 25일, 엠마네오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