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마네오빠의 편지

김규항 저자의 키워드 '물신성'과 그것의 극복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

by 엠마네오빠2025-11-02 21:02:23
곁에 두고 보는 명심보감곁에 두고 보는 명심보감

김규항 저자의 키워드 '물신성'과 그것의 극복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


김규항 저자의 '혁명노트'와 

'우리는 고독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외롭다'

두 권을 지난 주에 읽었습니다.

주중에는 '명심보감'을 다시 읽고 있었고요.

그런데 책을 다시 펼치면서 n회차 기록을 하는 것보다

김규항 저자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인 

'물신성'에 초점을 맞추고,

그것에 관련한 소식과 소감을

함께 엮어 얘기하는 게 편할 것 같더군요.



자본주의 시스템 속에서 

우리가 '제 정신이 아닌' 이유를 

김규항 저자는 '물신성'에서 찾습니다.


그럼, 우리 시대의 가장 강력한 신(神)인 물신의 속성. 

즉, '물신성(物神性)'으로 시작하겠습니다.


1. 김규항이 물신성 극복을 '혁명의 첫걸음'으로 보는 이유


김규항은 사회 문제에 있어

계급투쟁보다는 물신성에 초점을 맞춥니다.


오늘날 사람들의 머릿속을

'물신'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물신의 이름은 '자본'입니다.


지배계급이든 피지배계급이든

모두 자본의 노예이며,

자본은 상품들의 생산 교환 관계만을 허용하기에

모든 인간관계를 상품 관계로 변질시킵니다.

예로, 

생수를 플라스틱병에 담아 상품으로 소비하고,

연애는 상품 소비 행위로 변합니다.

결혼은 아예 '결혼시장'이 되어버려 

서로를 상품으로 가치를 평가하려니 

모두 죽을 맛이 됩니다. 


이런 식으로, 

사람들이 물신에 지배당해

제 정신이 아니게 됩니다.


그런데 

죽지 않기에 

신과 마찬가지인 자본은

암세포처럼 증식하려고만 듭니다.


자본은 인간, 기계, 사회, 공동체에 기생하여

모든 것을 빨아들여 자기 증식만 합니다.


그 결과, 피케티 말대로

'자본 소득>노동 소득'이라는

아찔한 초과 기록을 매번 갱신합니다.


그런 자본이란 물신을 

전세계 사회가 추구하기에

대다수 인간은 자본의 도구이자 노예가 됩니다.


극소수의 저항이나 다른 선택이 있지만,

시스템 전체에는 전혀 타격이 없습니다.


아직까지는 말이죠.


월가에서 수억 연봉을 받던 사람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라다크같은 

오지로 가서 살아간다든지,

스콧-헬렌 니어링 부부처럼 

소박한 삶을 선택하는 사람들.

한국에도 그런 극소수 사람들이 있죠.


그렇기에

김규항은 대다수 사람들이 상품과 물신성을 떠받드는 한,

자본주의 시스템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결국 현 자본주의 사회를 전환하려면,

물신을 숭배하는 사람들의 마인드가

먼저 바뀌어야만 가능합니다.


다른 선택을 하는 개인들이 

늘어나야 한다는 거죠.


김규항은 이렇게 덧붙입니다.

혁명은 걷는 걸음처럼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선에서 하고,

다른 선택을 하는 개인들은

연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2. 경주 APEC 트럼프와 런베뮤 산재에서 본 '물신의 얼굴'


경주 APEC에서, 

거대한 돈을 밝히는 영감탱이 트럼프가

명예욕에 엄청나게 굶주려 있다는 점을

잘 간파하여 현명하게 대응한 것은,

엄청난 외교 성과였습니다.

이런 의전을 기획하고 실행하기까지

담당자들의 노고는 상상초월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런베뮤의 산업재해 사례.


확인된 여러 사실들을 읽으면서

런베뮤 경영자들의 섬뜩한 물신 숭배 수준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 눈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 불법, 위법, 착취 악행의 근원에는

'물신이 사람보다 소중하다'는 마인드가 있습니다. 

사람은 단지 자본 증식을 위한 도구일 뿐인 거죠.

그런 마인드는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합니다.

타인이 피를 흘리든 죽든 알 바가 아닙니다.

단지 자본의 핏줄인 돈을 벌면

가장 똑똑한 경영을 한 것으로 여길 뿐입니다.


런베뮤만 그런 게 아닙니다.


물신을 숭배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인간 모습을 한 '어떤 것'이 되어갑니다.


그런데 '어떤 것'은 '사물'이기에

그것이 상품이라면 구매는 할 수 있어도,

사랑할 가치는 없습니다.


사랑은 인간미와 존재감이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신뢰와 협력 속에 공존공생의 관계를 이룰 때에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3. 물신 숭배의 '장난감 환상'에서 벗어나기: 덧없음과 자멸성


그럼 대체 물신은 왜 숭배할까요?


돈이 많으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고,

돈으로 안되는 것은 없다는 믿음과

실제 경험때문입니다.


돈으로 모든 유무형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우리는 구매 후에 덧없음을 경험하게 됩니다.

구매하기 전까지는 심신이 욕망과 환상 속에 달아오르지만, 

구매하고 나면 팍 식어버립니다.


어릴 적, 

김청기 감독의 일본 매크로스 짝퉁인

조립식 스페이스 간담 V가 4천원이었는데,

저는 그걸 용돈 100원씩 모아 

기어이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조립한 완성물을 몇 번 변신시키고 나자,

제 마음은 희한하게도 모든 게 식어버렸습니다.

더 이상 관심이 없는 거에요.

그와 함께 덧없고 허망함을 느꼈습니다.


정작 제가 재미있었던 것은

용돈 잔액 100원을 틈틈이 모으면서

'환상 속의 그대'인 스페이스 간담 V를

열망했을 때였거든요.


어린이였지만, 

그때 알았습니다.


욕망에 빠져 있는 것이 짜릿하고

욕망이 충족되고 나면 공허함 속에

냉정한 평정심이 찾아온다는 것을요.


그날 이후, 

저는 장난감을 끊어버렸습니다.


이런 식으로 

어릴 적 유혹을 졸업한 분들이 꽤 많으실 겁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면 

'더 거대한 유혹들'이 압박을 가합니다.

그럼에도 그런 '더 거대한 유혹들'은

모두 본질상 장난감 상품과 똑같습니다.


장난감 상품들은 자세히 보면

대다수가 플라스틱 쓰레기로 분류됩니다.


다른 상품들도 종착지는 결국 쓰레기입니다.

상품은 언젠가 쓰레기가 됩니다.


그것은 덧없고 자멸적이기까지 합니다.


그런 쓰레기가 되는 상품을 구매하는데 쓰이는

죽지 않는 돈.


그 죽지 않는 돈들이 모여 

증식하기만 하려고 드는 자본이 되고,

자본은 죽지 않고 증식하려고 들기에

신과 암세포의 속성을 모두 갖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본의 신과 증식 속성에만

초점을 맞춥니다.


그 결과, 자본의 암세포 속성을 잊습니다.


자본은 암세포 속성이기에

인간 공동체를 파괴하고,

원자화된 개인을 만들어 소외, 고립, 단절시켰습니다.

나아가 대지, 물, 공기를 파괴하여 

기후 파국을 일으키고 있으며,

인류 멸종 위기를 앞당기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인간은 자본을 신으로 모십니다.

돈이 계속 불어나길 욕망하고 탐욕하며,

그런 돈으로 온갖 유무형의 상품을 구매해서

쾌락을 느끼길 탐합니다.


그러나 쾌락의 이음동의어는 '고통'입니다.

그 고통의 상세는 

'네가 탐욕하여 즐긴 만큼 

너는 그에 상응하는 고통의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된다'입니다.


지구 기온이 1.5도 상승만 해도

인류는 자멸 위기에 놓이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 인간 대다수는 

그 벼랑 끝에서 자본을 탐욕합니다.

이대로 살면서 기후위기도 해결되고,

깨끗한 공기, 물, 자연을 누리길 원합니다.

이는 '무책임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로, 고도 비만과 당뇨를 얻은 사람이 

'나는 이대로 살아갈 권리가 있어. 

이대로 살면서 병이 나아야 해'라고 

생각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의사는 당연히 

"당신은 이제라도 자기 건강관리를 해야 합니다"라고 

말할 것입니다.


------------

맺음 겸 PS

------------


김규항 저자는 결국

우리가 물신성을 극복하는 데서부터

새로운 길이 열린다고 역설합니다.


저 역시 그의 총론에 대하여

동감이고 이의없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 당장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혁명의 걸음은 무엇일까요?


이에 대해 저는 다음을 제안합니다.


물욕과 과잉 욕망을 졸업하기 위해서라도

'절제하는 삶'을 살아보라고 말이죠.


'절제'는 금욕이 아닙니다.

'소박한 선에서 선을 그어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중용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얘기죠.

그것부터가 시작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음 주에는 

김규항 저자의 잠언집 내용에 초점을 맞추거나

명심보감 내용을 곁들여 

n회차 기록을 해볼까 합니다.


- 2025년 11월 2일, 엠마네오빠



작성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도서 증정] 우리의 일상을 응원하다 이송현 작가 신작《제법 괜찮은 오늘》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 <탄젠트>(그렉 베어) 편집자,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코스모스> 읽고 미국 현지 NASA 탐방가요!
[인생 과학책] '코스모스'를 완독할 수 있을까?
죽음에 관해 생각합니다
[책 나눔] 송강원 에세이 <수월한 농담> 혼자 펼치기 어렵다면 함께 읽어요! [그믐북클럽Xsam]18. <어떻게 죽을 것인가> 읽고 답해요 죽음을 사색하는 책 읽기 1
우리가 사는 현대 사회
[도서 선물] <알고리즘 포비아> 현 인류에게 꼭 필요한 질문, 편집자와 함께 답해요🤖[지식의숲/책 증정] 《거짓 공감》, 캔슬 컬처에서 잃어버린 자아를 찾아서
노벨문학상이 궁금하다면?
[밀리의 서재로 📙 읽기] 31. 사탄탱고[책 증정]2020 노벨문학상, 루이즈 글릭 대표작 <야생 붓꽃>을 함께 읽어요. 노벨문학상 한강 작가 작품 읽기
삶의 길을 밝히고 미래를 전망하는 한겨레 출판
[한겨레출판/책 증정] 《쓰는 몸으로 살기》 함께 읽으며 쓰는 몸 만들기! 💪[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11월의 책 <말뚝들>, 김홍, 한겨레출판올해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멜라닌>을 읽어보아요[📚수북플러스] 3. 깊은숨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내일의 문학을 가장 빠르게 만나는 방법! <셋셋 2024> 출간 기념 독서 모임
책 추천하는 그믐밤
[그믐밤] 41. 2026년, '웰다잉' 프로젝트 책을 함께 추천해요.[그믐밤] 39. 추석 연휴 동안 읽을 책, 읽어야 할 책 이야기해요. [그믐밤] 27. 2025년은 그림책의 해, 그림책 추천하고 이야기해요.
📝 느리게 천천히 책을 읽는 방법, 필사
[책증정] 더 완벽한 하루를 만드는『DAY&NIGHT 50일 영어 필사』함께 읽고 써요필사와 함께 하는 조지 오웰 읽기혹시 필사 좋아하세요?영어 필사 100일의 기적 / 모임이 100일동안 이루어지지는 못하겠지만 도전해봅니다.[책증정]《내 삶에 찾아온 역사 속 한 문장 필사노트 독립운동가편》저자, 편집자와 合讀하기
베오의 <마담 보바리>
절제는 감정의 부재가 아니라 투명함을 위한 것 읽는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Lego Ergo Sum 플로베르의 스타일에 관한 인용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에 나타난 보바리즘의 개념과 구현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수학은 나와 상관없다?! 🔢
[김영사/책증정]수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세상은 아름다운 난제로 가득하다》함께 읽기문학편식쟁이의 수학공부! 50일 수학(상) 마저 풀어요.[그믐북클럽] 8. <미래에서 온 남자 폰 노이만> 읽고 알아가요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