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마네오빠의 편지

권리 언어의 맹독: 전장연 시위가 마주한 '변방 착취'의 역설.. 모두가 고통스러운 시대, 지하철 시위는 왜 '따뜻한 마음'을 파괴할까.

by 엠마네오빠2025-11-19 00:06:39
현대철학의 거장들현대철학의 거장들

지난 주말 일요일에 김민철 저자의 

'누가 민주주의를 두려워하는가' 1차 소감과

이번 주에 고병권 저자의 에세이들을 다루겠다고 했었는데요.


하아..

오늘 아침 출근 시간대에 

전장연이 또 지하철 시위를 재개했더군요.

지난 3년 반 동안 100번이나 그랬고,

관련 민원이 9,827건.

2022년부터 2023년 8월까지 400일 

연속 농성 시위를 했더군요.


고병권 저자의 '사람을 목격한 사람'은 특히

장애인의 고통과 비극, 전장연 시위에 

대한 지지 입장글들이 나옵니다.


예전에 작성했던 게시글에서

고병권 저자가 일반 시민들에게 물었던 질문인

'죄없는 시민은 죄가 없습니까?'에 대해

저는 그의 질문을 그대로 돌려줘서

'그럼 죄없는 장애인은 죄가 없습니까?'

이렇게 제 생각을 밝혔는데요.


고병권 저자는 존중하고 좋아하는 저자이지만,

그가 시민에게 이렇게 물은 발언에 대해서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는

장애인의 권리와 일반 시민의 권리가 충돌합니다.

(장애인도 시민이지만, 표기는 장애인으로 하겠습니다.)


저는 권리와 권리가 충돌날 때 

가장 중요한 언행은

'서로 자신만의 일방적인 권리 주장을 

절대로 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관한 한,

저는 타협할 생각 자체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목적에 편리한 도구이자 멋잇감'으로써

타자의 경계와 영역을 함부로 침해해서는 안됩니다.


이는 장애인이나 일반 시민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고병권 저자때문에 제 입장을 밝히면,

저는 장애인의 탈시설과 함께 살기를 지지합니다.


그런 연유로, 

저는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에 반대합니다.


가장 최우선의 이유 두 가지는 이미 말했습니다.


그리고,

전장연을 비롯한 중증 장애인들의 고통을

일반 시민들은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무엇보다..

애초에 일반 시민들도 

그들 서로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모든 인간은 고립된 섬과 같습니다. 

각자는 살아가기 위해 삶 속에서

엄청난 전투와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모두 고통스러운 사람들입니다. 


그런 와중에,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는

일반 시민이 지닌 

'장애인에 대한 따뜻한 존중의 마음'을 

훼손하는 차원을 넘어 아예 파괴합니다.


그런 연유로

수십년 시설에 갇혀 살고,

기본 인권 침해와 모욕, 불편을 당한

원통함과 분노, 원한은 이루 말할 수 없음에도,

지하철 시위는 해서는 안됩니다.


장애인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모두 고통스러운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전장연이 일반 시민들을 볼모로

지하철 시위를 하면

매스컴의 주목을 받는 효과와

일반 시민들에게 이동권 제약의 고통을 가해서

장애인의 고통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무엇일까요.


일반 시민들이 장애인에 대하여

차가운 마음을 갖게 되고,

지속적인 지하철 시위를 겪을 때마다

그 감정이 강화되고 심화될 경우,

전장연은 필연으로 

'의도치 않은 결과'를 맞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즉, 

일반시민들의 마음에 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적 연대 의식이 약화되면,

전장연은 탈시설 요구는 

오히려 시설 수용 강화라는 결과로

흘러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로 인해, 장애인과 일반 시민 

모두의 삶을 더욱 삭막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연 6조원대의 정부 장애인 복지 예산에 대하여

장애인 권리 예산 목적으로 재편하고 

추가 증액해 달라는

전장연의 요구에 대해서는 

그것은 당장에 될 수 있는 일이 아님을

말해 줄 수 밖에 없습니다.


기득권 예산을 줄이고

신규 재원을 투입하는 일은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이 달려들어

상상을 초월하는 정치적 마찰을 빚습니다.

전장연은 그들 중 하나일 뿐입니다.

정부는 하나인데 말이죠.


정부는 국정, 민생, 국방, 미래 복지 수요 대비 등의 

온갖 요구와 위협 속에 정부 예산을 운영합니다.


무엇보다 제가 염려하는 것은

복지와 권리는 아예 다른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복지도 문제이지만,

권리는 더 큰 문제와 폐단을 일으키기에

저는 그게 너무나 우려스럽습니다.


권리는 항상 변방에 대한 착취로 이뤄집니다.

이 변방은 바로 타자(타인, 주변, 환경)입니다.


전장연 장애인은 온전한 권리를 보장받으려 합니다.

네, 받으려 합니다.

그러면 '어디(Where)에서' 받을 것인가가 

엄청 중요해집니다.


그 어디가 '정부'라고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권리의 실현은 타인의 헌신과 희생을 동반합니다.


실제 현장으로 살펴봅시다.


전장연이 가장 중요하게 요구하는 

장애인 권리 예산 내용인

'활동지원 24시간 보장'은

장애인의 자립 생활을 위한 핵심 내용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장애인 권리 예산 개념은 맹독이 있습니다. 


왜 그런지는 

이어지는 문장들을 유념히 살피고

잘 이해해야 합니다. 


현 자본주의 사회 체제 하에서

장애인을 위한 24시간 활동 지원은 복지일 뿐,

장애인의 권리로 치환될 수 없습니다.


그 점을 장애인들은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장애인의 그런 권리를 인정할 경우, 

장애인의 그런 권리를 

현장에서 실현해주는 사람들은 

'활동지원사'입니다.

그들은 낮은 임금에 

중증 장애인의 생명과 직결된

고강도 노동을 수행합니다.


그런 그들이 24시간 지원 보장을 할 경우,

2교대이든 3교대이든 간에

활동지원사는 긴 노동시간에 시달립니다.


게다가 그 지원사들은

장애인들의 권리 실현을 위한 

도구로 간주되면서,

그들의 노동은 

장애인에게 당연히 제공되어야 하는 

서비스로 장애인들에게 인식되게 됩니다.


지원사의 노동에 대한 인정, 감사를 

할 이유가 없게 됩니다. 


왜냐고요?

지원사의 서비스(노동)을 받는 것은

장애인의 당연한(?) 권리이니까요.


그건, 새로운 구조적 불의의 탄생입니다. 


저는 실제로 이미 그런 모습을 

오래 전 일상에서 봤습니다.


장애인증을 흔들면서 

"장애인을 모셔야지. 이게 무슨 짓이야!"

버스 기사에게 온갖 욕설과 갑질 진상을 떠는

고약한 인상의 장애인 할머니를 봤었죠.

버스 기사가 잘못한 것은 없었습니다.

그 장애인 할머니는

하차벨을 누르지 않았는데, 

버스가 이미 정거장을 떠난 뒤에 

뒤늦게 '내려달라!'고 고성을 질렀거든요.

버스 기사는 규정대로 운행했을 뿐이었습니다.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에서

변방으로 밀려난 타인들은

불특정 다수의 출퇴근 시민들입니다.


전장연의 장애인 시위자는

시민에게 '함께 살고 싶다'고 말했었죠.


그런데..

함께 살려면요,

상호이해는 둘째 치고

공존공생이 가능한 마음과 태도가

먼저 상호간에 이뤄져야 합니다. 


그런데, 만만한 일반 시민들을 도구로 삼아

이런 지하철 시위를 지속적으로 벌이면요,


고병권 저자의 글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곳에서 400일 넘게 투쟁했다'는

문장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또 계속 지속적으로 투쟁하면,

미안하지만..

전장연은 아예 환영받지 못하는 수준을 넘어

적대적인 일반 시민들을 대다수로 늘리게 되어

결국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전장연에게 이렇게 묻고 있는 것입니다.


..무사할 것 같습니까?


설령 정치적으로 어떻게 잘 되서 얻게 되더라도

일반 시민들은 더 이상 장애인들에 대해

함께 살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 상태가 될 것입니다.


그래도 그것을 원합니까?


저는 장애인의 탈시설과 함께 살기를 지지합니다.

그렇기에,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는 지지하지 않습니다. 


권리 언어로 세상과 타인에게 요구하면

환영받지 못합니다. 


자기만의 권리 언어를 내세우면서

타자의 권리를 침해하는데,

어떻게 환영이나 환대가 가능하겠습니까?


게다가, 세상과 타인은 

그런 권리 언어 주장을 외면할

권리가 있습니다.


권리와 권리는 충돌합니다.

그래서, 신중하고 지혜로운 접근이 필요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내의 마음과 지혜로운 요청으로

정부, 일반 시민, 장애인이 모여

서로 함께 살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공존공생의 해법 모색의 장을 

수시로 계속 갖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원하는 결과를 훨씬 빨리 달성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PS.

저녁에 뉴스를 확인하고 

어이없고 안타까워서

이렇게 편지글 흔적을 남깁니다.

날짜도 상응하네요.

이번 주는 넘어가고,

다다음 주에 츠츠미 미카의

'주식회사 빈곤대국 아메리카'를 

다뤄볼까 합니다. 


- 2025년 11월 18일, 엠마네오빠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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