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그림과 이야기
크림치즈 케이크와 하얀 절벽
2026-03-17 19: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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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2023년 스벅에서 먹은 크림치즈 펌킨 케이크다. 상단의 두툼한 크림치즈와 아래층의 케이크시트에 박힌 호박이 인상적이었다. 크림치즈의 절벽 같은 단면에는 잘리는 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몇 달 전 국립현대미술관 안에 있는 테라로사에서 새하얀 크림치즈케이크를 보고 감탄한 적이 있다. 언뜻 광활한 대양 위의 대륙이 떠올랐던 나는 '이건 남극에 가까운 모습일까?'하고 생각을 이어보려 애썼다. 아마도 어두운 톤의 테이블과 극명하게 대조되는 새하얀 색감 때문에 남극 대륙이 떠오른 듯 하다. 하지만 어쩐지 크림치즈의 따뜻한 온기는 남극의 서늘함과는 조금 달랐다.
'지구의 짧은 역사'를 읽으며 백악 지대에 대해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많은 예술가들에게도 영감을 준 하얀 절벽은 영국, 프랑스, 스칸디나비아, 네덜란드, 독일 등 유럽의 다양한 나라에 존재한다. 마침 집에 있는 화집을 통해 모네의 그림으로도 감상했다. 크림치즈 케이크에서 느낀 감각은 백악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조개나 산호가 살아서 남긴 탄산칼슘을 많이 포함하고 있는 백악은 생명의 여운이 아직도 남아서 얕은 숨을 내쉬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