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초 내음을 담뿍 머금은 세찬 바닷바람
2026-04-01 11:37:17
pp.48~52
아일레이다운 맛이란?
한데 '아일레이다운' 맛이라는 건 도대체 어떤 거지? 하고 당신은(아직 아일레이 위스키를 맛보지 못한 당신은) 내게 물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퍼스낼리티를 말로 설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마셔보지 않고서는 알기 힘들다. 아니, 마시기 전에 먼저 술잔 위에 코를 대고 그 향을 맡아보아야 한다. 코끝을 약간 톡 쏘는 독특한 향기가 난다. 갯내음이 물씬 풍긴다-라는 게 감각적으로 가까운 표현일지 모르겠다. 일반적인 위스키 향과는 상당히 다르다. 그 독특한 향이야말로 아일레이 위스키의 기조가 된다. 바로크 음악에서 말하는 통주저음通奏低音, General bass이다. 그 위에 다양한 악기의 음색과 멜로디가 덧씌워지는 셈이다.
그러고 나서 드디어 중요한 맛보기로 들어간다.
한 모금 마시고 나면 당신은 "이게 도대체 뭐지?"하고 놀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시 한 모금 더 마시고 나면 "음, 좀 색다르지만 나쁘지 않은걸" 하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게 느낀다면, 당신은 - 확률적으로 단언하건대 - 아마도 세 모금째에는 아일레이 싱글 몰트의 팬이 되고 말 것이다. 나도 똑같은 단계를 밟았다.
'갯내음이 물씬 풍긴다'는 말은 결코 근거 없는 표현이 아니다. 이 섬에는 바람이 많이 분다. 마치 숙명이나 뭐 그런 것처럼 바람이 분다. 그래서 해초 내음을 담뿍 머금은 세찬 바닷바람이 섬에 있는 거의 모든 것들에 선명한 각인을 새겨 놓는다. 사람들은 그것을 '해초향'이라고 부른다. 아일레이에 가면, 그리고 얼마 동안 그곳에 머물다 보면, 당신은 그 냄새가 어떤 것인지 알게 될 것이다. 그 냄새의 정체를 알게 되면, 왜 아일레이 위스키에서 그런 맛이 나는지 체감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갯바람은 이탄 속에 흠뻑 배어들고, 땅속에 스며든 물속으로(아무튼 비가 자주 내리므로 물은 풍부하다) 이탄이 가진 독특한 냄새가 녹아들게 된다. 푸릇푸릇한 목초 속으로도 매일같이 갯바람이 불어든다. 소나 양은 그 풀을 먹고 자라며, 그래서 육질 속에 자연의 풍부한 염분이 배어들게 된다고 섬사람들은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