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월한 농담
2025-11-02 00:25:30수월한 농담 - 죽음을 껴안은 사랑과 돌봄과 애도의 시간

9월9일 아빠가 갑작스레 쓰러지셨다.
직장암 말기 판정을 받고 전이가 심해져 수술도 받으실 수 없는 몸.
아빠가 쓰러진 후 죽음과 애도에 관한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스스로 어떤 마음인지 모르겠어서, 그 리고 나와 다르게 반응하고 움직이는 가족을 보면서, 또 아빠에게 내가 무얼 해줘야 하는건지 모르겠어서...
아빠와 딸인 나와는 다르게 엄마와 아들의 이야기.
읽는 내내 많이 멈춰 울었고, 아빠의 시간들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아빠가 더 이상 내 곁에 없는 시간들을 나는 어떻게 견뎌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그렇게 일기를 다시 쓰고, 아무렇지 않은 척 어느 시간에 머무르고 있는지 모를 아빠에게 말을 걸고, 또 아빠와 떨어져 있는 시간에는 최대한의 현재를 산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그게 내 애도의 시간이다.
그렇게 폭탄처럼 떨어져 그게 무엇이든 당하는 수 밖에 없는 내게 이 시간들을 어떻게 견뎌야 하는지 조금은 알 수 있게 해 준 책읽기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