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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2025-08-16 23:54:24한국이 싫어서

강릉은 습관적으로 오는 곳이다.
2017년에 처음 와보고는 이내 너무 좋아하게 되었다.
고속버스에서 영화 <한국이 싫어서>를 보았다.
원작 소설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요즘 <암과 책의 오디세이>를 듣고 있기에 장김 부부의 결혼 전 이야기임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더 재미있었다.
나는 "이런 것이 인생이라면 그냥 나 인생 안 살래" 라는 감정을 강하게 느껴왔다.
안 살겠다는 의미는 죽음을 뜻하는 것은 아니고 흔히 대다수가 행하는 그 적극적 아둥바둥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계나는 한국을 피하려 한다.
나는 수도권을 피하려 한다.
계나는 적극적으로 뉴질랜드를 딱 찝어 목표로 삼지는 않았던 듯하다.
나는 강릉을 적극적으로 원한다.
계나는 한국에서의 미래가 보이지 않아 그것을 개척하기 위해 떠난다.
나는 세상과의 거리를 두고자 도피하기 위해 떠나려 한다.
나를 영화에 이리도 대보고 저리도 대본다면 들어맞는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다.
이상향에 도달한다해서 영원한 행복이 오지 않을 것임도 알고 있다. 그리고 알아야만 한다.
강릉에 가서 살아도 고뇌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고 또 거기서 오는 상처에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터미널에서 내려 공유자전거로 경포호까지 달렸고 강문해변까지 걸어가 한바탕 구경 잘 했다.
강릉은 안정감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