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문장
오늘 하루를 지배할 단테 시행
2025-10-09 11:47:57그리스인 조르바

나는 내 여행의 길동무인 단테의 『신곡』문고판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파이프에 불을 붙이고 벽에 기대어 편안히 앉았다. 잠시 동안 나는 저울질했다. - 이 불멸의 시행 중 어느 장면부터 읽을까? 유황불 냄새가 진동하는 「지옥편」부터 읽을까? 시원한 불길이 기분 좋게 타오르는 「연옥편」부터 읽을까? 아니면 인간 희망의 최고 정점이라고 할 대목으로 곧장 들어갈까? 선택은 나의 몫이었다. 나는 사이즈가 아주 작은 문고판 단테를 집어 들고 자유를 만끽했다. 이 이른 아침에 선택한 단테의 시행이 오늘 하루를 지배할 터였다.
22-21면. 2025. 10. 09. 06: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