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독본 그가 읽은 마지막 책
2025-10-11 12:33:13
"정말 훌륭한 책일세! 내가 엮었지만 나 자신도 이 책을 읽을 때마다 언제나 정신적으로 고양되는 것을 느끼네."
원제 '독서의 고리'에서 '고리'의 러시아어 '크루크kpyr'는 반복, 순환, 원 등을 뜻한다. 또한 이 단어는 서로 관련되어 있어거나 어떤 상황에서 통일된 총체를 이루는 현상과 개념과 문제 등의 나열, 목록을 뜻하기도 한다.
톨스토이가 지은 제목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그의 또다른 비서 V. F. 불가코프는 이렇게 썼다. "톨스토이는 오늘(1910년 4월 10일) 자신의 책 제목과 그 책의 사상을 러시아정교회의 서적인 『독서의 고리』에서 차용했노라고 우연히 밝혔다."
톨스토이는 샤모르디노에서 자신이 숨을 거두게 될 아스타포보역으로 가는 마지막 길에, 샤모르디노 옵티나수도원의 수녀였던 여동생 마리야에게서 『인생독본』을 받아서 가지고 갔다. 이 책은 그가 읽은 마지막 책이 분명하다.
- 옮긴이의 말, 606면.
이 책은 일기처럼 구성되어 있다. 매일매일 읽기를 하며 발췌한 글을 엮었다. 작가는 밝히지만 작품은 모른다. 톨스토이는 발췌한 문장을 자기 스타일을 녹여서 기록했다. 『인생독본』은 가르침을 받는 느낌이라서 쉽게 펼쳐 보지 않았다. 차라리 "독서의 고리"라고 했다면 좋았을 터이다. 고리에서 호기심이 발동할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어로 '고리'를 뜻하는 단어 '크루크'가 매력적이다.
<이주의 독서> 코너에는 긴 발췌문이 있다. 읽은 글은 빅토르 위고 『레 미제라블』에서 발췌했고, 제목은 <미리엘 주교>이다. "장발장, 나의 형제여, 지금부터 당신은 악을 떠나 선의 나라로 들어가는 겁니다. 나는 당신의 영혼을 샀어요. 나는 당신의 영혼 속에서 어둠을 몰아내고 당신의 영혼을 하느님에게 맡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