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ly Possible - 오직 연결하라! iow 연대하라
2026-04-07 23:21:14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사라 베이커웰) 한국어판 제목을 잘 기억못하겠어서 (비스므리한 제목들이 많아서인가봐요) 물론 부제가 길게 붙어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원제 Humanly Possible이 간결하고 마음에 들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책 제목으로 남아 있습니다.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만큼이나 인물이 많이 나오는 책이었어요. 700년의 휴머니스트들 혹은 안티휴머니스트들 주변인물들을 다 넣으려니 그리 길어졌나봅니다.(그럼에도 근현대의 좌파 휴머니스트들이 충분히 언급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중세의 막바지긴 하지만 그래도 교회의 권위가 살아있던 때에 콘스탄티누스의 기증 문서가 위조임을 밝혀낸 로렌초 발라. 감히 반론을 꾀하기 어려웠던 고대의 오류를 해부학극장을 통해 바로잡은 베살리우스. 이책을 통해서 좋은 사람이라고 판단한 에라스무스, 몽테뉴, 존 스튜어트 밀 등의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전기로 죽은이들을 살려내는 츠바이크가 에라스무스와 몽테뉴에 대한 책을 남겨서 그것부터 읽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가 여성이라서 그런지 위대한 사상가 혹은 휴머니스트적인 발자취를 남겼다 하더라도 시대적 한계 인종 및 성별에 대한 현대기준으로 수준이하의 아쉬운 점을 짚은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최초 여성 직업작가인 크리스틴 드 피잔의 여인들의 도시 The Book of the City of Ladies (1405)에서 묘사되는 당시의 미소지니를 당대의 여성은 어떻게 느끼고 저항했을까 하는 궁금증도 들었고요.
작가는 서문에서 포스터의 오직 연결하라 Only Connect 라는 말을 중점에 놓았습니다. 그리고 1400년대부터 현대까지 휴머니스트들의 발자취를 이어 이어 연결해놓았습니다.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지금은 어쩌면 반휴머니즘의 시대처럼 느껴집니다. 한편 AI의 급속한 발전은 트랜스휴머니즘과 포스트휴머니즘의 미래를 바로 눈앞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그런 기로에 선 오늘, 결국 우리를 여전히 휴머니스트로 만드는 것은 거창한 이념이나 선언이기보다 (물론 이런 일도 중요합니다) 옆 사람과 눈을 마주하고 (눈싸움 아님) 관계를 맺는 일, 그리고 연대하는 마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