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Nausée
2026-05-01 11:25:26
물수제비를 뜨기 위해 조약돌을 집어들었는데 그 조약돌이 나를 만지는 느낌이 들었다! 로캉탱이 혹시나 자신이 미쳤나 하는 생각을 했던 것도 이해가 가죠. 점점 더 많은 사물들이 자기주장을 하기 시작하고 로캉탱은 계속해서 그 이질감에 멀미를 느끼게 됩니다. 이거 보통 사람이면 정신과 상담 예약해야 합니다. 물론 주인공도 잠시 내가 미쳤나 하는 생각을 하지만 은자감의 로캉탱은 곧 아니 나는 멀쩡해, 저 존재들이 문제야하고 남(?)탓을 해버립니다. 그가 마로니에 나무의 뿌리를 보고 깨달은 것은 본질의 껍데기를 벗어버린 물렁하고 무질서한 나신의 흉측한 덩어리로 남은 '존재 being'이었습니다.삼라만상이 존재해야할 필연성이 없이 즉 쓸데없이 존재하는 죄를 짓고 있다는 것입니다. (벤담이 들었으면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열심히 1인분 값을 해야지 했을 것 같아요)
그렇게 멀미를 느끼며 카페에도 가고 의미없는 성관계도 맺고 주변사람들을 관찰하다 좋아하는 재즈 음악을 들으며 구토가 멈추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결국엔 그 실체(존재)가 없는 음악이 자신을 그 존재의 죄에서 구원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음악은 물리적 존재가 없이도 단단하고 논리로 꽉 차있는 본질인 것이죠. 음악가는 존재없는 본질을 창조한 것이고요. 결국 본인도 그와 같은 창조를 하는 예술가가 되기로 합니다. 이 소설의 첫장이 로캉탱의 글을 소개하는 편집자의 일러두기이고 그말인 즉 로캉탱의 일기를 책으로 펴낼 정도러 유명세를 떨칠만큼의 예술활동을 했던 것으로 봐야하겠죠. 로캉탱은 구원받았나 봅니다.
쉽지않았지만 생각보다는 재미있는 독서였습니다, 아마도 거대담론의 부담을 놓아버리고 가볍게 읽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다만 좀 길더군요. 어느 분이 줄거리를 엮어가기 보다 마치 에세이처럼 읽는 부분을 몰입해서 읽었다고 하셨는데 이런 글에는 그게 너무 좋은 방법이지 싶습니다. 의식의 흐름(이 책은 꼭 의식의 흐름이라고 하기엔 목적한 바가 너무 뚜렸합니다만) 비슷한 책들은 그렇게 읽어야 화를 좀 줄일 수 있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