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이 중 하나는 거짓말]을 읽고
2025-09-22 17:11:08
제목: 비밀이지만 털어놓고 싶은 거짓
8월 독서모임 선정 도서를 빌렸다.
'이 중 하나는 거짓말'
어떤 의미를 내포하는지 궁금해하며 책을 펼쳤다.
새 학기를 맞아 선생님이 제안한 놀이.
각자 자기를 표현하는 5개를 말하는데
그중 한 가지는 꼭 거짓말을 섞고,
반 친구들이 거짓말이 무엇일지 추리해 가며
친구들에 대해 더 잘 알아가자는 취지의 놀이.
만약 내가 그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모두 진실인 이야기,
그중 하나는 누구에게도 밝히지 않은 비밀을 꺼내보고 싶다,
아마 그렇게 대답했을지도.
처음 만나는 사람이나,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면.
진짜 나보다 조금 더 나은, 더 나아간 나처럼 말했을지 모른다.
그럴 땐 현재의 내가 아닌,
‘노력하면 도달할 수 있을 것 같은 나’를
지금의 나인 양 부풀려 말했던 것 같다.
소설 속 ‘선호 아저씨’는 채운에게 ‘그 놀이’를 제안하며,
자신의 속 이야기를 꺼냈다.
“채운이랑 살게 돼 기쁘다”는 말과 함께,
직장에서 동료를 배신한 과거의 거짓말을 털어놓았다.
그는 채운의 엄마를 사랑했고,
함께하기 위해 그녀가 좋아할 법한 방식으로 진실을 포장했을 것이다.
이야기는 이어 채운과 지우에게로 갔다.
채운의 선택이 부러워 그림으로 마음을 정리한 지우에게,
채운은 “전할 게 있다”며 만남을 재촉했다.
전해줄 것은, 진실을 가장한 거짓말이었을까?
혹은 거짓을 감싼 진심이었을까?
살면서 나도 ‘선의의 거짓말’로
상대의 마음을 가볍게 만들고 싶을 때가 있었다.
그러나 때론 그 말이 오히려 상대를 가볍게 여기진 않았을지 걱정된다.
요즘엔 ‘팩트폭행’이라는 말로 진실은 곧 정의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진실이라는 이름으로 행하는 공격은 항상 아픈 것 같다.
이 소설은 그런 나에게,
하루 중 무수히 흘러가 잊히는 말들과 감정들 사이에서
‘정답 없는 물음’을 건넨 것 같다.
진실과 거짓, 어느 한쪽을 선택하라는 게 아니라,
그 둘이 얽혀 있는 내 마음을 들여다보라고.
그리고 이제 나는
‘이 중 하나는 거짓말’이라는 말이
나에게 무엇을 뜻하는지 조금 더 알게 된 것 같다.
이제, 누군가와 다시 ‘그 놀이’를 하게 된다면
나는 진짜 내 마음 하나쯤 꺼내놓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