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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자들
2026-04-15 23:06:06“모든 국민이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국가들이 있다. 자신의 고유한 언어는 가방이나 화장품 파우치 깊숙한 곳에 넣고 다니면서 여행을 할때나 낯선 나라에 갔을때, 아니면 외국인에게 말을 걸때만 영어를 사용하는 우리와는 차원이 다른 영어를 그들은 구사한다. 상상하기 힘들지만 그들에게 영어는 진짜 언어다! ”
『방랑자들』 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최성은 옮김
600페이지 정도, 300페이지 내의 장편을 주로읽는 내겐, 꽤나 긴 여정이었다. 이 책을 도서관 서가에서 펴보고 그 안에 병치된 고지도와 텍스트의 조합이 내 마음을 끌어 주저없이 빌려왔던 책이다.
올가 토카르추크의 방랑자들은 경계 주변의 이들, 물리적이거나 심리적인 경계, 정착하는 생활과 여행하는 이들에 대한 기록이다. 여러 시간대, 여러 장소를 오간다. 화자는 1인칭인 단편에서 3인칭인 단편까지, 제한하지 않고 오간다.
책에는 플라스티네이션에 대한 기록이 자주 나온다. 대학원을 다닐 당시 자주 지나쳤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들어가보지 못했던 필라델피아의 무터뮤지엄에 대한 얘기도 나온다. 작가의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기록을 플라스티네이션이라 일컬을때, 비로소 나는 이 작가가 정착과 여행의 진자운동을 그리는 작가였구나라고 깨닫고 이 책을 시작할때 그렸던 마음속 원을 비로소 닫게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