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의 삶
2026-04-18 06:08:34나는 김영하 작가의 글을 읽으면 속수무책이 된다. 몇달 전 이 작가의 여행의 이유를 읽으면서도 느꼈고 이번에 재차 확인했다. 그는 나와 비슷한 사람이다. 그 심증을 뒷받침해줄만한 근거가 될만한 문장을 이 책에서 발견했다.
"이십대의 나는 내 성격이 밝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위태로웠다. 젊은 날의 내 우울은 공격성과 중독성 뒤에 가려져 있어서 당시에는 나조차도 전혀 몰랐고, 꽤 오랜 세월이 지나서야 당시의 내가 치료나 상담이 필요한 상태였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p.180
그가 예전, 또다른 산문집 '보다'에서 썼던 글이 어렴풋하게 기억난다. 테이블에 스마트폰을 놓고 누가 먼저 집어드는 사람이 지는 게임에 대한 글이었다. 스마트폰의 중독성과 무용함에 대한 글이었다.
'여행의 기술'이란 책에선 그가 방에 틀어박혀 게임을 하며 보내는 시간이 묘사된다.
나는 김영하작가가 각종 중독들을 염려하는 이유들이 그가 중독을 하찮게 여겨서가 아니라, 중독에 대한 위험과 빠지기 쉬운 속성을 본인이 겪어 잘 알고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그만두지 못하는 사람. 그리고 나는 그의 글들이 향하는 곳에서서 나 자신을 반추하고 대견해하고 실망해하며 그의 글을 바라본다. 담배와 게임, 인터넷서핑, 스마트폰 중독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스스로를 책망하며 생산적이고 싶어했던, 그런 다짐과 냉소를 스스로에게 보내며 중독을 과소평가 했던 나 말이다.
이 책은 매우 내밀한 그의 기록들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그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고 생각한다. 그럴필요 없지만 말이다. 그는 나는 모르지만. 그의 슬픔을 들여다보며 나의 슬픔을 바라본 나는, 그가 건강하기를 빌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