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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가까이 - 제7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
2026-04-25 02:22:13“결국 바통은 주연이에게 넘어갔다.
"남자애라면 안노, 여자애라면 윌로."
"무슨 뜻인데?"
"안노는 기러기가 무리 지어 잘 때 자지 않고 경계하는 기러기야. 윌로는 버드나무. 이상하게 윌로란 이름을 가진 여자들이 좋더라."
(중략) 기대를 저버리고 윌로는 점점 더 씩씩해졌다. 하긴 꺾어다 아무 데나 꽂아도 자라는 수종이니 이름 그대로인 것도 같다.”
『이만큼 가까이 - 제7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 정세랑 지음
일인칭 시점으로 차근차근 불편하지 않게 묘사해간다.
중간중간 영상파일을 묘사한 글을 일인칭 서술과 번갈아 배치한다.
그런 화자의 단편들을 체념과 놀라움을 무기로 묘사해 나가다가
등장 인물들이 각자 가진 파장들이 어느순간 서로 증폭시키며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해버리고 만다.
소심하기 까지 했던 화자의 목소리가가 끔찍한 사건을 묘사할때, 그 혼란을 묘사할때, 정확한 묘사를 꺼리며 이야기를 건너뛸때, 독자인 나도 어쩔수 없을 것 같은 무력감을 경험해 버리고 말게 된다.
피프티 피플에 이어 읽은 두번째 정세랑 작가의 소설. 치밀, 단단함, 소심함, 대범함으로 설명할 수 있을만한 정세랑 작가의 문장들. 아 나 이거 좋아하는구나, 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