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원 삼대
2026-05-23 13:30:05
600페이지가 넘는 두터운 책. 노동자와 한반도 사회주의 운동에 대해 써준 저자에게 군데군데 감사해하며 읽었다.
이 소설은 제목처럼 삼대를 아우르며 쓰여졌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저자 자신의 기억과, 80년대 평양에서 만났던 동향사람과의 대화에서 인물들의 실마리를 가져왔다고 한다.
책에선 항일독립운동과 노동자들의 사회주의 운동이 철도원 이이철에서 손자이자 공장 노동자인 이진오까지 대를 이어 자연스레 겹쳐지며 유장한 강처럼 면면히 흘러가게 된다. 독자로서 새로 알게된 사실이지만, 한반도의 독립운동과 노동운동은 그 것들이 시작된 이래 자연스레 겹쳐질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책에선 일제강점기를넘어서 전쟁과 분단을 거쳐 현대에 이르러까지 그 운동의 면면이 어떻게 이어져왔는지를 더 살펴볼 수 있었다. 알고있던 단편적 지식들이 당대의 삶에서 어떻게 실제로 행해졌었을지, 좀 더 살갖으로 와닿는 상상이 가능했달까.
다음의 저자의 말에서 그 내용을 더 깊이 읽을 수 있다.
나는 이 시기의 노동운동 자료들을 살피면서 식민지 시대 이후 조선의 항일노동운동은 너무도 당연하게 사회주의가 기본이념의 출발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해방 이후 분단되면서 생좀권 투쟁에 나선 노동자들은 '빨갱이'로 매도당했고, (*미군정의 사주로 경찰들이 노동운동을 짓밟는다) 한국전쟁이 터지고 새계적인 냉전체제가 되면서 수십년 동안의 개발독재시대에 모든 노동운동은 '빨갱이운동'으로 불온하게 여겨졌다. 우리가 기나긴 분단시대를 거쳐오면서 애초에 출발점부터 북한에 대하여 민족적 정통성을 주장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지만, 남한 민중이 근대화의 주체가 되어 산업화를 이루고 민주주의체제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피와 땀으로 이룩한 정통성을 갖추게 되었다. p.615
다시한번 말하지만, 당시의 한반도는 정말 격변을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