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빛창가에서_2026.02.23.월, ~01:12
2026-02-23 01:10:39책상 위에 정사각형의 예쁜 메모지 한 장이 놓여 있다. 친구가 경주로 놀러갔다 왔을 때 내게 선물해준 것이다. 쪽지에는 하늘색 형광펜으로, ‘새섬(그믐 대표님)의 잃어버린 식욕’이라고 쓰여 있다. ‘욕‘자의 글씨체가 마음에 안 들었기 때문에 멈췄을 것이다. 나는 ‘식욕’ 뒤에 ‘을 찾아서’라고 덧붙여 쓴다. 내가 크게 할 수 있는 다른 것이 없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는 쪽지를 집어 든다. 곧이어 작은 정사각형이 되게끔 네 번 접는다. 그대로 방금 막 비운 쓰레기통에 넣고 돌아선다. 바로 다음 순간,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낀다. 어쨌거나 함부로 버려선 안 되는 종이였다. 뒤로 돌아 쓰레기통에 손을 집어넣는다.
특별한 성의 없이 접혀 있는 종이를 핀다. 책상 위 꾸깃꾸깃한 도서 청구기호 쪽지를 집어 든다. 그것도 다시 핀다. 검색한 도서는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다.
두 쪽지를 침대와 책상 사이 마그넷 보드에 붙여놓을 생각이다. 메모지의 아랫부분만 살짝 보이게끔 영어 캠프 수료증 밑으로 두 종이를 집어넣고서는 수료증 위로 자석을 붙여 고정한다. 이번엔 내가 가족들과 경주에 갔을 때 산 기념품 마그넷이다. 두꺼운 수료증을 포함한 종이 새 겹은 쉽게 고정되지 않는다. 난 어떻게든 붙어 있게 한다. 전략을 바꾸어 수료증 밑으로 두 쪽지가 조금 더 튀어나오게 한 뒤 밑에서 고정하여 쪽지를 마그넷으로 가린다.
내가 응원한다는 마음을 걸어둔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믐’이나 ’암과 책의 오디세이’ 같은 쪽지들도 추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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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서툴고 어린 그믐의 팬이 처음 개시하는 글입니다. 블로그와 같은 SNS에 글을 올려보는 것은 처음이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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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초승달이다. 달 근처에서 플레이아데스 성단이 보인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