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제임스 설터 - 인상적인 단편집
2026-07-28 10:29:49
그는 식탁 위로 몸을 구부려 턱을 손에 괴었다.
누군가를 안다고 생각하겠지만, 저녁을 함꼐 먹고 카드를 몇 번 쳤다고 생각하겠지만 당신은 실제로 아무것도 모른다.
언제나 놀라게 된다. 당신은 아무것도 모른다.
<어젯밤> 혜성 중 p.19
아델과 필립은 각자의 첫 배우자와 이혼을 했고, 재혼했다.
그들은 골프장에서 처음 만나 사랑에 빠져 결혼했고 커플 나름의 서사와 추억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필립과 아델 사이는 건조하며 어쩐지 거리가 느껴진다.
모리세이 부부에게 초대받아 간 자리에서 7년간 바람을 피운 남편이 소재로 등장하자
아델은 바람피을 피워 전 처에게 쫓겨난 필립 이야기를 꺼낸다.
독특하게도 아델은 필립에게 말하거나, 필립에게 질문을 던지지 않고
모리세이 부부를 청자로 하여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한다.
'저 사람은 와이프를 떠났어요.'
'난 딴 여자의 남자는 손대지 않을 거 같아요. 결코. 그리고 난 맹세를 어기는 일 따윈 안 할 거에요.'
'스무 살 짜리에게 빠지는 일도 없을 거에요.'
'애가 셋이었어요. 그중 하나는 지진아였고요.'
필립은 할 수 있는 한 나름대로의 변명을 해본다. 그리고 자리를 떠나는 마지막에 그가 하는 말은
'여하튼 이것만은 내 진심이에요. 할 수만 있다면 처음부터 다시 하고 싶다는거.'
테이블 위의 인물들을 카메라 렌즈가 조준하고 한마디 한마디 대사가 이어질 때마다 미묘하게 달라지는
클로즈업 된 인물의 표정이 나와야 할 것만 같은 대화로 이야기의 긴장감이 심화된다.
필립은 전처와 사이에서 낳은 아이의 가정교사와 바람을 피워 전처에게 쫓겨났다.
게다가 그 가정교사는 사실 콜걸이었다. 그런데도 그녀와 아직까지 연락을 주고 받고 있는 필립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아델.
그 와중에도 필립은 그녀와의 멕시코만에서의 추억에 젖고, 아델은 필립의 머릿속에 대해 전혀 짐작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사정에 대해, 심지어는 살을 맞대고 사는 배우자에 대해서도 정말 아무것도 알 수가 없을 수 있다는 것을
열두페이지짜리 단편 소설로 보여주다니 감탄이 나오면서도 서늘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