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책
조영주 장편소설 『쌈리의 뼈』(빚은책들)
2025-11-18 15:08:58쌈리의 뼈

처음에는 미스터리 범죄물로 읽히지만, 결국 가족과 진실에 관한 이야기다.
사실은 실제 벌어진 일 그 자체를, 진실은 사실 속에서 끄집어낼 수 있는 본질을 의미한다.
사실은 눈에 보이지만 진실은 잘 보이지 않는다.
대체로 숨겨진 사실에 진실이 숨어 있다.
주인공은 누가 살인범인지 사실을 좇고 주위를 끊임없이 의심한다.
주인공은 끝내 자기의 정체성을 뒤흔드는 사실을 발견하고 혼란해 빠지지만, 동시에 그런 사실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누군가의 소중한 존재라는 진실을 깨닫는다.
지킬 게 있는 사람이 지킬 게 없는 사람보다 더 강해질 수밖에 없음을 페이지를 넘기며 실감했다.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넘기면서 퍼즐을 맞추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끝을 미리 알아맞히고 싶은데, 도대체 이야기가 어떻게 끝을 맺을지 감이 잡히지 않아 오기가 생기더라.
눈 밝고 머리 회전이 빠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나는 이 작품이 이런 반전이 있고 이런 식으로 끝날 줄 조금도 예상하지 못했다.
오기를 가지고 덤벼든 게임에서 철저하게 졌지만, 마지막까지 끝을 예상하지 못하고 게임에 참여했으니 그 또한 큰 재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