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45
"우리가 사라지면 암흑이 찾아온다"

부지런히 읽고 흔적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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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누리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해냄)

"발전은 압축적으로 할 수 있지만, 성숙은 압축적으로 할 수 없다."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문장이 아닌가 싶다.

저자는 독일을 거울로 삼아 내게(어쩌면 대한민국 사람 대부분에게) 생소한 68혁명이 현대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한다.

저자는 군사 독재의 철저한 통제 때문에 68혁명이 대한민국에 도달하지 못했으며, 68혁명의 부재 때문에 광장에서 펼쳐지는 민주주의와 일상에서 펼쳐지는 민주주의 사이에 얼마나 큰 괴리가 생겼는지 지적한다.


저자의 분석을 통해 86세대가 주축인 정치인들의 내로남불 태도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도 짐작할 수 있었다.

자신이 남들보다 도덕적이라는 믿음이 얼마나 위험한지 말이다.

그때 일부 지지자들이 보여준 태도는 지금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다.

특히 미투 운동을 주도하며 페미니스트를 자처했던 여권이 본진에서 벌어진 온갖 성추행에 보여준 태도는 얼마나 기만적이었던가.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모토 히데야스 『레코스케』(안나푸르나)

LP 세대가 아닌 나는 이 책에 담긴 내용이 낯설었다.

음악을 꽤 편식하는 편이어서 이 책에 소개된 음악의 3분의 1도 알아듣지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을 즐기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지금은 딱히 물건 욕심이 없지만, 나도 한때 무언가를 열렬히 수집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수집에 열을 올렸던 물건은 한국 헤비메탈 앨범이었다.

학창 시절에 나는 고향인 대전의 모든 음반 가게는 물론, 시간이 나면 시골까지 가서 음반 가게까지 뒤져 한국 헤비메탈 앨범을 찾았다.

오랜 세월이 흘러 많은 앨범을 분실했지만, 지금도 꽤 그때 모은 앨범이 남아있다.

그때 왜 그렇게 철 지난 한국 헤비메탈 앨범 모으기에 꽂혔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던 희귀 앨범을 손에 쥐었을 때 느낀 희열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 시간에 공부했으면 3수를 하진 않았을 텐데 말이다.


열혈 LP 수집가가 아니더라도, 무엇이든 열렬히 수집한 경험이 있다면 이 책은 다시금 그때의 감정을 되살리는 타임머신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덕분에 나도 용돈을 아껴가며 발품을 팔았던 시절의 추억을 오랜만에 되새겼다.


p.s. 이 책에 부록으로 담긴 '오래된 음반' 편에 나도 짧은 글을 하나 실었다.

무인도에 음반 한 장만 가지고 가야 간다면, 당연히 나는 조용필의 'The Dreams'지.

레코스케
레코스케
김도윤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한빛비즈)

작가가 글을 쓰고 그린 『만화로 배우는 공룡의 생태』(한빛비즈)를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온갖 인터넷 밈과 개드립을 동원해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공룡에 관한 지식을 즐겁게 풀어내는 작가의 역량이 놀라웠던 책이었다.

이 책은 『만화로 배우는 공룡의 생태』보다 먼저 출간된 책인데, 뒤늦게 일독했다.


이 책은 고생대에 등장한 곤충이 중생대를 거쳐 신생대로 오며 어떻게 진화했는가를 풀어낸다.

이 책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웃긴다는 점이다.

또한 만화로 그려진 곤충은 매우 친근하게 다가온다.

바퀴벌레조차도 귀여워 보일 정도이니 말이다.

『만화로 배우는 공룡의 생태』처럼 이 책에도 다양한 인터넷 밈과 개드립이 넘쳐난다.

읽다가 피식 웃게 만드는 부분이 곳곳에 넘쳐난다.

곤충에 관해 관심이 없어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렇다고 가볍게만 볼 책은 아니다.

곤충을 다루고 있지만, 저자는 곤충의 차원을 넘어 지구의 생물이 왜 현재 모습으로 살아가게 됐는지에 관한 통찰한다.

저자는 곤충의 생태를 설명하는 한편 식물과 곤충의 관계, 곤충의 성생활, 곤충이 번성한 이유 등 흥미로운 주제도 하나하나 살핀다.

이를 따라가며 보면, 오늘날 곤충이 지구에서 어떻게 가장 번성한 동물이 됐는지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지식이 담긴다.

만화라고 가볍게 봤다가는 허를 찔릴 책이다.


진화는 그저 주어진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택에 따라 이뤄질 뿐, 어떤 의지나 목적에 따라 이뤄지는 게 아니라는 설명이 기억에 오래 남았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는 말인가.

읽고 나면 주위에 하찮게 보였던 온갖 벌레들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 - 한빛비즈 교양툰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 - 한빛비즈 교양툰
김완 산문집 『죽은 자의 집 청소』(김영사)

잘 알려졌다시피 이 책의 저자는 특수청소업체 대표다.

오물이나 쓰레기로 뒤덮인 공간을 치우는 특수청소업체를 불러야 할 정도의 사안이라면 예사로운 일일 리가 없다.

저자가 자주 만나는 공간은 누군가가 죽은 공간, 특히 자살로 생을 마감한 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시신이 발견된 공간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죽음은 대체로 안쓰럽고 처연하며 참담하다.

누군가는 스스로 목숨줄을 놓기 전에 깨끗하게 방을 치우고 재활용 쓰레기까지 분류해 버렸고, 누군가는 전기와 가스까지 끊길 정도로 곤궁한 처지 속에서 홀로 죽음을 택하거나 혹은 함께 죽었다. 서랍에는 먹다 남은 약봉지가 수북하고, 우편함에는 수많은 세금 독촉장과 미납 고지서가 꽂혀 있다. 대개 가난하고 외롭게 살던 사람들이다. 이들의 죽음을 알리는 신호는 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바깥으로 새 나오는 시취다. 


이 책은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이런 죽음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런 죽음이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고 전한다. 저자의 문장을 통해 드러나는 망자의 흔적은, 그들의 삶이 처음부터 우리와 다르지는 않았다는 것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한순간 삐끗하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게 일상임을 실감했다.


에세이를 읽으며 문장이 좋다는 느낌을 받은 일이 많지 않은데, 이 에세이는 달랐다. 

냄새와 풍경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도록 생생하게 묘사한 문장이 놀라웠다.

저자의 약력을 살피니 시를 전공한 문학도 출신이다.

문학도 출신 특수청소업체 대표라...

저자의 삶도 만만치 않았겠구나.

이렇게 땅에 발을 깊숙하게 디딘 사람들은 어떤 문학 세계를 보여줄까.

문득 저자가 나중에 혹시라도 쓰게 될 시나 소설이 궁금해졌다.


죽은 자의 집 청소
죽은 자의 집 청소
김호연 장편소설 『망원동 브라더스』(나무옆의자)

이 작품은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이다.

조금 더 알아보니 같은 해에 대상 수상작이 있었고, 우수상 수상작은 무려 이 작품을 포함해 다섯 편이나 나왔다.

꽤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당시 수상작 중 지금까지 살아남은 작품은 이 작품뿐이다.

또한 역대 세계문학상 수상작에서도 마지막 히트작이 이 작품이 아닌가 싶다.

오랜 시간 소설이 살아남았다면 이유가 있는 거다.

정말 재미있는 소설이다.


이 작품의 배경은 30대 만화가인 주인공이 사는 망원동 옥탑방이다.

여기에 40대 기러기 아빠, 50대 한물간 만화 스토리 작가, 20대 고시생이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하나둘씩 모인다.

코딱지만 한 옥탑방에 찌질한 네 남자가 뒤엉켜 사는데, 이야기가 만들어지지 않을 리가 있나.

이들은 가난하지만, 그 가난에 굴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요행을 바라지도 않는다.

자기 앞에 놓인 현실을 감당하지 못해 대책 없이 사는 것처럼 보여도, 웃어넘길 줄 아는 여유를 가지고 있어 강하다.

그리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이들이 이런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이유는, 피붙이보다 더 피붙이같이 서로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있기 때문이었다.

사람을 구원하는 건 결국 사람이다.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하고 넉넉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나도 작품 속 망원동 옥탑방 앞 평상에 벌어진 술자리에 끼어서 한 잔 얻어 마시고 이런저런 썰을 풀고 싶었다.

망원동 브라더스 -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망원동 브라더스 -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이응준 장편소설 『국가의 사생활』(민음사)

이 작품은 대한민국이 북한을 흡수 통일하고 5년이 지난 후를 배경으로 한다.

통일 이후 대한민국 사회의 혼란을 다룬다는 점에서 장강명 작가의 장편소설 『우리의 소원은 전쟁』이 떠오르지만, 그보다 훨씬 매운맛이다.

작품 속 통일 대한민국의 상황은 그야말로 끔찍하다.


갑작스러운 통일 때문에 호구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한반도에 주민등록이 되지 않은 북한 주민인 '대포인간'이 넘쳐난다.

대한민국으로 내려온 북한군 출신 대포인간은 범죄조직을 구성해 사회를 어지럽히고, 도시에선 남북한 지역 갈등이 극단화된다.

대한민국이 이 지경이니 북한 지역은 당연히 통제 불능 상태다.

작가는 북한군 출신 범죄조직에서 벌어진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속도감 있게 이야기를 전개하며, 준비 없는 통일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준다.


소설이긴 하지만, 통일 이후 벌어질 미래를 개연성 있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일독해볼 만하다.

통일만 되면 대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꼭 한 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출간된 지 10년이 넘은 작품이지만, 여전히 읽어볼 만한 메시지가 가득 담긴 소설이다.

국가의 사생활
국가의 사생활
김민주 소설집 『화이트 밸런스』(강)

이 소설집에는 여러 이유로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사람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작가는 상처로부터 쉽게 벗어나지 못하지만, 어떻게든 살아내려고 안간힘을 내는 이들의 내면을 밑바닥까지 파고든다.

상처를 받은 사람은 남에게 마음을 열지 못한 채 세상과 벽을 쌓아두고 사는 경우가 많다.

작가는 그런 사람의 심리와 그들이 느끼는 고립감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공교롭게도 소설 속 인물들의 감정이 내가 과거에 느껴봤거나 현재 느끼는 감정과 많은 부분 겹쳐 읽는 내내 몰입할 수 있었다.

소설은 막연했던 감정을 구체화해 내게 보여줬다.

몇몇 작품을 읽을 때는 마치 심리 치료를 받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다른 이의 상처를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은 먼저 상처 입은 사람이다.

살면서 꽤 많은 상처를 입었고 또 그 상처를 들여다봤구나...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떠올리다가 들은 생각이다.


소설보다 더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기 좋은 거울이 과연 있을까.

좋은 소설을 읽으면 조금이나마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상처로 인한 슬픔을 극복하게 해주는 건 결국 타인에 대한 공감과 연대가 아닐까.

책장을 덮으며 소설이 읽히지 않는 시대에 소설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했다.

화이트 밸런스
화이트 밸런스
윤순례 장편소설 『낙타의 뿔』(은행나무)

이 작품은 몽골 설화로 시작한다.


아주 오래전 신께서 낙타에게 뿔을 주셨다.

마음이 착해 상을 주신 것이다.

어느 날 꾀보 사슴이 낙타에게 와 말했다.

"뿔 좀 빌려다오. 잘 차리고 서역 잔치에 가련다."

낙타는 곧이 믿고 뿔을 빌려주었다.

사슴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때부터 낙타는 늘 지평선을 바라보고 있다.

사슴이 돌아오길 기다리며.


이 설화는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 매우 중요한 모티브가 된다. 바다에 빠져 실종된(죽은 게 확실한) 연인이 살아 있다고 믿으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20대 여성 효은, 효은의 아버지와 결혼한 지 반 년도 지나지 않아 과부가 된 뒤 비자와 유산을 받으려고 버티는 조선족 여성 애선, 애선을 등처먹다가 빚을 갚겠다며 뻔뻔하게 효은의 집에 눌러앉은 사기꾼 구 씨. 뿔을 잃은 낙타를 닮은 이들이 낡은 빌라에 모여 기묘한 동거를 하며 각자의 사슴이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아무런 인연도 없었던 이들이 한 지붕 아래 사는 모습이 처음에는 긴장감 있게 그려지는데, 페이지를 넘길수록 이들이야말로 진짜 가족인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전개가 인상 깊었다. 처음에는 이 사람들이 도대체 뭐 하는 짓인가 싶어 짜증이 났는데, 소설의 끝에 다다를수록 이들이 오래도록 기묘한 동거를 지속하며 행복해지기를 응원하게 됐다. 아울러 곳곳에 숨어있는 반전은 캐릭터에 입체감을 더한다.


소설은 효은은 말없이 집을 나간 애선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끝난다. 하지만 연인을 잃고 오랫동안 상실감에 빠져있던 과거와는 다른 기다림이다. 취업해 열심히 일하고, 언제든지 애선이 돌아올 수 있도록 낡은 빌라를 지킨다. 소식은 끊겼어도 애선은 언젠가는 다시 돌아올 일말의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니 말이다.


작가가 소설로 하고 싶었던 말은 "기다리는 마음이 있으면 내일을 포기하지 않게 된다"가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이 소설은 꽤 성공적인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낙타의 뿔
낙타의 뿔
성석제 장편소설 『투명인간』(창비)

이 소설은 독립 운동을 하다가 가세가 기운 집안이 현대사의 질곡을 거치며 어떻게 해체되는지 그 과정을 따라간다. 작가는 돈 없고 빽 없는 사람이 사회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소외되는지를 담담하게 그린다.


독특한 시점 활용이 인상적이었다. 주인공은 '김만수'임을 읽으면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김만수가 발화자로 전면에 나서지는 않는다. 여러 인물의 입을 통해 김만수의 실체가 드러나는데, 그들 모두에게 서사가 있고, 그들 누구도 소설 속에서 소외되지 않는다.


이런 독특한 시점 활용은 소설과 주인공 사이에 자연스럽게 거리를 둬 신파로 흐르지 않게 연출한다. 그저 묵묵히 희생을 감내하는 주인공의 모습만 여러 인물의 입으로 들려줄 뿐이다. 주인공이 직접 울게 하지 않는 연출은 소설을 읽을 때 오히려 더 가슴을 저리게 했다.

투명인간
투명인간
장다혜 장편소설 『탄금』(북레시피)

정밀하게 세공한 보석을 떠올리게 하는 소설이었다.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만든 시대극이고, 곳곳에서 고어와 방언이 튀어나오는데도, 고루한 인상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읽는 내내 작가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소설 집필에 공을 들였는지 느껴져 혀를 내둘렀다.


시대극 특유의 온갖 사회적 제약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갈등, 그 갈등 속에서 결핍과 비틀린 욕망에 잠식되거나 불나방처럼 파멸을 알면서도 사랑에 몸을 던지는 주인공들.

그들의 몸부림이 가슴 아프고 처절한데도 아름다웠다.

여기에 반전에 반전이 계속돼 마지막 페이지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이야기를 이끄는 인물들 모두 입체적이면서도 매력적이어서 손에 잡힐 듯 생생했다.

이 작품을 읽으며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치명적인 사랑을 다룬 김진규 작가의 장편소설 『달을 먹다』(제13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를 떠올렸는데, 당대 생활상을 묘사하는 디테일은 몰라도 이야기의 흡인력은 이 작품이 더 좋았다.

양이 상당한 소설이어서 2~3일 나눠 읽을 생각이었는데 실패했다.

읽다 지쳐 몇십 페이지만 남긴 채 잠들었다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마저 읽었다.

이 작품이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라니.

정말 많이 놀랐다.


책장을 덮은 뒤 뭐랄까... 뒤통수를 거하게 한 방 맞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지금까지 젊은 작가는 현재를 이야기해야 하고, 시대극은 어느 정도 경륜을 가진 작가가 다뤄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젊은 작가가 시대극을 다루는 건 현재에서 소설로 다룰 이야기를 찾지 못해 변명하는 건 아닌지 의심해왔다.

이 소설을 읽고 나니 내 의심이 오해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내가 지나치게 쫓기듯 급하게 소설을 써온 게 아닌가 하는 반성을 했다.

나는 지금 쓰는 소설이 내가 마지막으로 쓰는 소설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항상 안고 산다.

먹고 살기 위해 월급쟁이로 돌아갈 마음의 준비가 언제나 돼 있고, 그 전에 어떻게든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에 늘 사로잡혀 있다.

미래가 어떻게 돌아갈지 모르니 쓸 기회가 생기면 밤을 새우든 굶든 어떻게든 1~2달 사이에 장편소설 집필을 끝내는 게 패턴이었다.

그렇게 집필을 마친 원고는 다시 들여다보기 싫을 정도로 질려서, 고칠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조금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더 원고에 많은 시간을 들였다면, 훨씬 좋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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