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45
"우리가 사라지면 암흑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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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예 장편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팩토리나인)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설이었다.

읽는 내내 미소가 입가에서 떠나지 않았고, 때로는 주책 맞게 눈물도 흘렸다.

특히 죽은 사람들이 가족에게 남기고 간 꿈을 다룬 마지막 부분에선 읽는 내내 울컥했다.

며칠 전 나는 꿈에서 돌아가신 어머니를 만나 함께 밥을 먹었는데, 꿈속에서 이 상황이 꿈이란 걸 알아차린 나는 어머니를 붙잡고 오열하다가 꿈에서 깬 일이 있다.

그 꿈이 생각나서 페이지를 쉽게 넘길 수 없었다.


신선한 소설이라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는 듯한 기시감이 든 부분이 없지 않았다.

잠들어야만 입장할 수 있는 비밀 상점이라는 설정도 감탄사를 토해낼 만한 설정이라고 생각되진 않는다.

에피소드 대부분이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다.

그런데도 이 소설이 왜 수많은 독자를 사로잡았다는 사실은, 그만큼 이런 이야기를 원하는 잠재 독자가 많기 때문이 아닐까.

짧지만 문학 담당 기자를 해본 경험을 비춰 보면, 이런 이야기를 다룬 소설은 국내에선 희귀종이다.

흔할 것 같은데 안 보인다. 정말로!


작가는 이른 바 문단에 정식으로 등단한 작가가 아니다.

아무리 많이 팔려도 문단이나 평단은 이 작가와 작품을 주목하지 않을 것이다.

언론 또한 이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과정에서 아무 역할을 하지 못했다.

저자 인터뷰 기사도 하나 보이지 않고(저자가 원하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진지하게 이 책을 리뷰한 기사나 현상을 분석하는 기사도 보이지 않는다.

베스트셀러 순위와 출판, 문학을 다룬 기사의 온도 차가 너무 크다.

어차피 기사 몇 개 더 나간다고 책이 팔리는 시대도 지났지만, 언론은 독자보다 늦어도 너무 늦다.

어쩌면 이 소설이 지난해 SF의 대두에 이어 출판, 문학 시장에 변곡점이 왔음을 알리는 중요한 신호일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는 없던 대중소설이란 시장이 가까운 미래에 열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도 e북으로 먼저 공개된 뒤 종이책으로 출간돼 서점을 장악한 작품이다.

최근에 이 책뿐만 아니라 여러 국내 소설을 e북으로 읽었다.

요즘 들어 e북에 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지금까지 나는 책은 내용 뿐만 아니라 물성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

책만이 주는 특유의 물성을 무시할 수 없으니 말이다.

읽지 않고 들고만 있어도 무언가 마음을 채워주는 듯한 느낌 말이다.


하지만 e북은 물성은 없어도 종이책보다 훨씬 자주, 그리고 더 많이 글을 읽게 해줬다.

버스 안에서, 지하철 안에서, 잠들기 직전에, 화장실에서 잠시 볼일을 보는 동안에 짬을 내 책을 읽기에는 e북이 종이책보다 훨씬 편했다.

e북 때문에 내 독서량은 과거보다 더 많아졌다.


나는 몇 년 전 모 장편소설 초고를 가명으로 한 웹소설 플랫폼에 먼저 연재했었다.

플랫폼이 급속도로 변하는 세상인데, 그 플랫폼을 무시하고는 생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물론 별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막판에는 꾸준히 읽는 독자도 생기고 댓글도 꽤 달리긴 했지만.

하지만 연재는 웹소설이 어떤 구조로 돌아가는지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

좋든 싫든 이제 온라인을 무시하고 살 수 없는 세상이다.

이 작품은 달라진 세상에 관해 많은 걸 생각하게 해줬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백지영 장편소설 『내 황홀한 옷의 기원』(알렙)

앉은 자리에서 책장을 모두 넘겼다.

옷이라는 흔하지만 소설에서 잘 안 보이는 소재를 역동적인 듯하나 어두웠던 80년대 현대사와 엮은 이야기가 신선했다.

어떻게 이야기가 끝날지 알 수 없는 전개가 책장을 덮기 전까지 긴장하게 했다.

등장인물의 섬세한 심리 묘사도 긴장감을 더해줬다.

어지간한 스릴러 이상으로 흥미진진했다.

거두절미하고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소설은 역시 재미가 있어야 한다

내 황홀한 옷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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