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마조프의 형제들
2023-05-04 08:15:31악령을 민음사의 김연경 역자의 번역으로 읽었는데 나쁘지 않았다.(역시 초반은 좀 짜증났지만;;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은 몇 년 전에 민음사본으로 사두었던 거라 (역자가 김연경이기도 해서)어쩔 수 없이 그냥 읽었는데 1권을 읽으며 여러 번 문장이 해석이 안 돼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러다 1권에 부분 파본된 곳이 있어 더클래식본을 이북으로 읽었는데 다소 평이한 문장으로 민음사보다는 잘 읽혔다.
나는 고전은 다소 거북스럽더라도 고전적인 문체를 선호하는 편이다. 현대 감성과 현대인의 말투의 번역은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 그러나 문장을 직역하는 과정에서의 어색한 번역투는 좋아하지 않는다. 민음사본은 그 어색한 번역투가 내내 거슬렸다. 그러다, '죄와벌'을 김학수 역자의 번역으로 괜찮게 읽었기에 김학수 번역본이 있나 찾아보니 범우사본이 있었다. 그러나 이미 한참 전에 품절... 결국 알라딘 중고로 다시 구매하게 됐다. 몇 군데 비교해 보니 역시 나에겐 김학수 번역본이 훨씬 맞다. ㅎㅎ 판형도 커서 눈 나쁜 내가 읽기에 더 좋다. 휴대성은 떨어지지만.
예)
민음사 2권 -29p
그때와 마찬가지로 놀라움과 혼란스러움과 기쁨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또한 낙타들은 그때 나의 상상력을 그토록 많이 차지했지요. 하느님과 그렇게 말하는 악마, 자신의 종을 파멸하도록 내준 하나님, "나를 벌하심에도 불구하고 그대의 이름은 복될지어다."라고 영탄하는 그의 종말입니다.
범우사 중권 - 19p
그때의 낙타떼, 하느님과 이야기를 한 악마, 종을 파멸의 길로 몰아넣은 하느님, 그리고 "주여, 당신은 내게 벌을 내리셨지만 당신에게 영광이 있을지어다." 하고 외친 종, 이러한 것들이 나의 상상을 가득 채웠던 것이다.
확실히 김학수 번역이 낫지 않나. 번역을 하고 다시 자연스럽게 다듬은 느낌이다. 우리나라 1세대 번역자로 이미 돌아가셨기에 현재 그의 번역본들은 출판사 재고 아니면 중고로만 구입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