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케의 로댕
2025-09-17 11:21:01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장강명 작가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작은책방 –인생책’에서 이 책이 소개되었을 때 관심이 갔었다. 로댕이나 릴케에 관심이 있었다기 보다는 두 천재의 만남과 그 시너지 효과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지음이라는 고사성어같이 어느 정도 자기 분야에서 어떤 단계에 오른 사람은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높은 식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뛰어난 시인 릴케는 범인과 달리 어떤 것들을 로댕의 작품과 인생에서 볼 수 있었는 지 궁금했다.
생각하는 사람이나 칼레의 시민들, 발자크 상을 제외하면 로댕에 대해서는 그리 잘 알고 있지는 못하고, 최근에는 오히려 자신의 제자였던 카미유 클로델의 삶과 예술을 망친 나쁜 남자였다는 사실이 더 잘 알려져 있다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하여 릴케의 글에서는 카미유 클로델에 대한 언급은 없어 그의 단점을 피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릴케의 글에서도 내가 아는 작품인 생각하는 사람, 칼레의 시민들이나 발자크 상에 대한 글에 마음이 갔다. 릴케는 로댕의 작품은 공기 중에 있는 어떤 예술 혼이나 정신 등을 찾아 조각 작품 속으로 뭉쳐놓는다는 표현을 썼는데, 이 말에 무척 공감이 간다. 나 역시 작품이 훌륭하다, 실제와 비슷하다는 등의 느낌을 받기 이전 조각이 표현 감정 고민이나 고통, 고민 등이 먼저 느껴지고 로댕은 이를 표현하는데 주력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그의 작품 주위에는 이러한 정신이 의미하는 기운이 둘러싸고 있다는 느낌이 있다고 릴케는 표현하였다. 또한 형상으로만 이를 표현 한 것이 아니라, 형상을 통해 그 주위의 그림자, 빛의 반사 등 여러 가지 변화를 작품 속에 담으려고 노력하여 회화에서 단순히 그리기만 하지 않고 빛의 인상 등을 표현하려고 노력한 것 유사한 작업을 한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예술을 감상할 때 흔히 듣는 말인 아는 것만큼 보인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책이었고, 로댕의 작품뿐만 아니라 다른 예술을 감상하기 전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 여러 번 일을 필요가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