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최후의 승자가 되지 못했나 2
2025-11-10 15:58:17
역사에서 승부가 갈리는 중요한 순간에 게임이론을 적용하여 분석한 한순구 교수의 두 번째 팩은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사건들 (손자병법 등의 책에서도 많이 인용되는)을 대상으로 한 전작보다 훨씬 재미있었으며, 특히 리더십이라는 주제에 주목한 것도 매우 흥미로왔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저자가 리더십의 정의를 조직이 내부에서 이루고 있는 균형 상태 중에 장기적인 비전 등이 없는 나쁜 균형 상태에서 좋은 균형으로 옮길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한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내 자신의 경험에 따르더라도 지식이나 자신감의 부족 등의 이유로 조직이 더 큰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그리 좋지 못한 상태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 위험을 무릅쓰고 좋은 균형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독려하여 장기적인 비전을 달성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리더십이라는 말은 정말 와닿는 것이 많았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게임이론 전문가가 역사상 중요한 승부의 갈림길, 특히 리더십이 미친 영향을 평가하지만 모든 글에서 게임이론을 적용하는 것은 아니고, 경제학이나 경영학적인 점을 고려하여 평가하는데 기존에 나온 유사한 책들보다 훨씬 깊은 분석을 통해 나온 결론들을 담고 있고 느껴지는 바가 많았다.
많은 내용 중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삼국지에서 촉나라가 통일을 하지 못한 이유를 도원결의에서 찾아서 너무 기존 인력에만 의지하고 새로운 인재를 찾지 못하거나 정당한 대우를 하지 못한 것에 찾은 것도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도 읍참마속이나 위연의 배반, 제갈 량의 관우에 대한 경계 등 리더십의 분열 조짐을 삼국지를 읽으며 느꼈는데 저자도 비슷한 점을 지적한 것 같다. 역사를 과거에 있었던 사실로만 인식하거나 기억하여야하는 대상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이 책에서처럼 현대의 다양한 학문적 성과를 바탕으로 새롭게 분석하고 평가하는 것은 무척 의미있는 일이고 역사를 공부하는 목적을 몇 배 더 충실하게 달성시켜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