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명의 벽돌책

3. 특이점이 온다 (레이 커즈와일)

by 장맥주2023-03-28 08:10:12
특이점이 온다 - 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순간특이점이 온다 - 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순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이후 ‘특이점’이라는 단어는 한국에서 작은 인터넷 유행어가 됐다. ‘특이점이 온 듯’, ‘특이점이 온 누구누구’ 등의 댓글을 종종 본다. 대충 뜻은 긍정적인 방향의 ‘미쳤다 미쳤어’ 정도인 듯하다.

꼭 10년 전, 레이 커즈와일의 『특이점이 온다』가 국내 번역될 때와 비교해 보면 격세지감이다.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기술적 특이점이라는 개념을 한 줄로 설명하기 위해 출판사는 고심을 거듭했다. 한국어판 부제인 ‘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순간’은 그야말로 절묘한 설명인데, 담당 편집자였던 현 조성웅 유유출판사 대표가 아이디어를 냈다. 원서 부제인 ‘인간이 생물학을 초월할 때(When Humans Transcend Biology)’보다 낫다고 본다.

그런 부연설명 자체가 필요 없을 지금도 이 840쪽짜리 책을 읽어야 할까? 그렇다는 게 내 생각이다. 특이점이라는 개념은 이제 익숙하더라도, 특이점을 둘러싼 논의는 그렇지 않다. 그리고 그 논의에서 가장 극단적인 주장이 이 책에서 상세히 펼쳐진다.

커즈와일의 태도는 너무 낙관적이어서 도리어 심란하다. 이런 식이다. ‘노화와 죽음은 나쁜 거잖아. 기술로 정복해야지. 일단 나는 영양제를 매일 250알씩 먹고 있어. 종교가 죽음을 신성시하는 거야 여태까지 다른 방법이 없었으니까 그랬던 거고.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할 거라고? 우리가 인공지능과 결합해서 포스트휴먼이 되면 되잖아.’

인류가 수백 년 안에 광속을 넘어설 거라거나 우주가 우리의 지능으로 가득 차게 될 거라는 등의 의견은 물론 당치도 않게 들린다. 그러나 신경계 안에서 가상현실을 만드는 기술이라든가, 반대로 나노봇이 이미지와 음파를 조절해 현실세계 자체를 가상현실처럼 바꾸리라는 예상이나, ‘경험파 송신’을 통해 타인의 삶을 문자 그대로 체험할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은?

읽다 보면 ‘특이점 논의’에 저절로 참여하게 된다. 저자는 기다렸다는 듯 ‘비판에 대한 반론’이라는 장까지 내놓는다. 그 반론이 기술지상주의의 한계에 갇혀 있기에 책장을 덮은 뒤에도 비판적 독서는 이어진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청춘 3부작에 나오는 등장인물 ‘쥐’는 초월적인 존재인 ‘양’과 결합해 세계를 바꿀 기회를 거부하고 파멸을 택한다. 쥐는 그에 대해 “여름햇살, 바람 냄새, 매미소리, 너와 마시는 맥주와 같은 나약한 것들이 무작정 좋아서”라고 설명한다.

인간과 결합하려는 인공지능은 이에 대해 뭐라고 말할까? 살아서 그 답을 듣고 싶기도 하고, 가능하면 그 순간을 미루고 싶기도 하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수북플러스] 4. 나를 구독해줘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도서증정-고전읽기] 셔우드 앤더슨의 『나는 바보다』[도서 증정] <여성과 전쟁: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번역가와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커리어와 나 사이 중심잡기 [김영사] 북클럽
[김영사/책증정] 일과 나 사이에 바로 서는 법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함께 읽기[김영사/책증정] 천만 직장인의 멘토 신수정의 <커넥팅> 함께 읽어요![김영사/책증정] 구글은 어떻게 월드 클래스 조직을 만들었는가? <모닥불 타임> [김영사/책증정]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편집자와 함께 읽기
같이 연극 보고 원작 읽고
[그믐연뮤클럽] 7.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은 진정한 성장,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그믐연뮤클럽] 6. 우리 소중한 기억 속에 간직할 아름다운 청년, "태일"[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
같이 그믐달 찾아요 🌜
자 다시 그믐달 사냥을 시작해 볼까? <오징어 게임> x <그믐달 사냥 게임> o <전생에 그믐달>
8월에도 셰익스피어의 작품 이어 낭독합니다
[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밤] 36.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2탄 <맥베스> [그믐밤] 35.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1탄 <햄릿>
🐷 꿀돼지님의 꿀같은 독서 기록들
은모든 장편소설 『애주가의 결심』(은행나무)최현숙 『할매의 탄생』(글항아리)조영주 소설·윤남윤 그림 『조선 궁궐 일본 요괴』(공출판사)서동원 장편소설 『눈물토끼가 떨어진 날』(한끼)
이디스 워튼의 책들, 지금 읽고 있습니다.
[그믐클래식 2025] 8월, 순수의 시대[휴머니스트 세계문학전집 읽기] 3. 석류의 씨
공 출판사의 '어떤' 시리즈
[도서 증정] 응원이 필요한 분들 모이세요. <어떤, 응원> 함께 읽어요.[꿈꾸는 책들의 특급변소] 차무진 작가와 <어떤, 클래식>을 읽어 보아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렇게 더워도 되는 건가요?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5. <일인 분의 안락함>기후위기 얘기 좀 해요![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1. <화석 자본>무룡,한여름의 책읽기ㅡ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8월 7일(목) 오후 7시 30분 / 저자 배예람X클레이븐 동시 참여 라이브 채팅⭐
[텍스티] 텍스티의 히든카드🔥 『당신의 잘린, 손』같이 읽어요🫴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