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딥쇼크> 엉터리 서평을 읽고
2025-03-15 12:00:08
지난 1월부터 교보문고 북멘토로 활동하며 매달 신간을 몇 권씩 추천하는 일을 하고 있다. 후보 도서의 언론 서평은 반가운 마음으로 살펴본다.
그런데 며칠 전에 나온 이벌찬 작가의 『딥시크 딥쇼크』를 소개한 모 언론의 기사가 너무 어이가 없다. 책을 읽었다면, 아니 출판사 보도자료라도 제대로 봤다면 절대로 쓸 수 없는 내용으로 소개를 했고, 책에 등장하지 않는 표현과 문장이 나온다.
『딥시크 딥쇼크』는 베이징 특파원인 저자가 중국이 어떻게 AI 시장에서 빠르게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는지, 중국이 이공계 인재를 어떻게 육성하는지 분석한 내용이다. 그런데 내가 읽은 기사는 중국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없이 이 책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 혁신이 산업과 경제, 사회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책’이라고 소개한다.
게다가 기사에서는 딥시크를 ‘Deep sick’라고 적고, 그 옆에 한글로 ‘깊은 병리’라고 풀이까지 했다. 책에는 농담으로도 이런 표현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큰따옴표를 사용해 마치 책에서 직접 인용한 것처럼 제시된 “기술이 가져오는 혜택을 극대화하려면, 그에 따른 사회적 영향과 리스크를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라는 문장도 책에는 없다.
기사를 생성형 AI로 작성한 게 아닌지 매우 의심스럽다. 생성형 AI에 대한 책 서평을 생성형 AI로 쓴다면 이게 무슨 아이러니인가... 아니 아이러니가 아닌가. 이제 언론 서평도 믿지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논란과 별도로 『딥시크 딥쇼크』는 무척 흥미로운 내용이라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추천합니다.)
